최근 본교 교정은 봄꽃들의 화려한 색상과 초목이 자랑하는 연둣빛으로 가득하다. 본지에서는 5일(월) 식목일을 맞이해 교정에 있는 다양한 식생(어떤 일정한 장소에서 모여 사는 특유한 식물의 집단)들의 종류를 알아보고 이들을 관리, 유지하기 위해 학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진달래, 페추니아, 메리골드…철마다 변하는 교정의 아름다움
북한산의 끝자락에 위치한 본교 교정에는 약40종의 화초와 약140종의 나무가 있다.
화초과 수목들은 학관 앞 언덕, ECC, 약학관 앞, 한우리집에서 북아현문 사이길 등의 화단과 숲에 고루 심어져있다. ECC에는 봄철에 만개하는 진달래를 비롯해 철쭉, 라일락, 황매화가 꽃을 피우며, 학관 앞 십자로에는 4가지 색을 가진 페추니아들이 꽃핀다. 한우리집에서 북아현문으로 가는 길에는 단풍나무가, 중앙도서관에서 한우리집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은행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화단에 심겨진 화초의 종류는 철마다, 그리고 해마다 바뀐다. 봄에는 화단에 제비꽃과 팬지, 페추니아가, 여름에는 크리산센멈이, 가을에는 메리골드가 교정을 장식한다. 시설과 강일구 조경주임은 “각 철에 맞는 화초를 심어 이화인들에게 변화하는 계절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타교에서 흔히 발견할 수 없는 모과, 석류 등의 마가목도 많이 심어져 있다. 마가목은 장미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초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 나무다. 본교의 경우 학생들에게 사계를 느끼게 해주고자 마가목을 많이 심는 편이다. 매년 늦봄 약학관 앞 숲을 가득 메운 배나무 역시 타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종이다. 흰 배꽃이 아름답지만 병충해에 약해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다. 강 주임은 “관리가 힘들긴 하지만 교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자 심게 됐다”고 말했다.
△한 그루의 꽃나무가 교내에 오기까지…1천평 규모 온실 재배
본교의 식생들은 대부분 온실에서 일하는 9명의 직원에 의해 길러진다. 식생들은 1천평 규모의 온실에서 재배, 관리돼 화단이나 숲으로 옮겨진다.
온실에서는 약10가지의 화초와 90가지의 수종이 재배되고 있다. 화초들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2~3년에 걸쳐 이곳에서 키워진다. 국화나 카네이션 같은 다년생 식물의 경우는 2~3년, 제비꽃, 팬지와 같은 일년초는 70~90일 동안 직원들에게 보살핌을 받는다. 직원들은 식물의 특성을 고려해 식물마다 적합한 온도와 양분을 제공한다. 페추니아는 15~18도, 추위에 약한 아레카 야자수와 관음죽은 18~19도의 온도 유지가 필요하다.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실 온풍기는 24시간 가동된다.
온실은 가을, 겨울 교정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 3년간 발효시켜 만든 부엽토도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비료인 부엽토는 입자 사이에 기포가 많아 배수가 잘 될 뿐만 아니라 뿌리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된다.
온실에서 성장한 식물들은 계절에 맞춰 교내 곳곳으로 이동된다. 이동된 후에도 이들에 대한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수종의 경우 종류와 시기에 맞게 가지치기와 짚 씌우기를 한다. 향나무의 경우 초봄에 가지치기를 하고 소나무, 느티나무는 늦가을이나 겨울에 가지치기를 한다. 추위에 약한 목련이나 배나무의 경우 반드시 짚으로 동여매 동해를 방지하기도 한다.
제철이 지나면 초본들은 다시 온실로 돌아와 재배되고 다음해 다시 화단에 심겨진다. 강 주임은 “교정의 수목과 초본들, 심지어는 잡초까지도 다 각자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며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 이런 식물들의 아름다움을 보며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