씰루에뜨가‘윤곽’을 뜻한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그러나 이 단어가 본래 인명이었다고 말해 주면 모두 깜짝 놀란다.

이 이름의 주인공은 1759년 프랑스의 재무장관 씰루에뜨(E. de Silhouette)이다. 프로이센, 영국을 상대로 7년 전쟁(1756~1763)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긴축재정을 실시한 씰루에뜨 장관은 사람들이 호화로운 초상화를 그리는 데 막대한 돈을 들이는 것을 보고 이것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검은 종이를 가위로 잘라 엷은 색 대지(臺紙) 위에 붙인 측면(側面) 초상화를 적극 권장해서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본 따 사물의 외곽선을‘씰루에뜨’라고 불렀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설명과 다른 설명을 하는 사전도 있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하나는 1759년 그의 짧은 재임 기간을 덧없는 그림자에 비유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씰루에뜨가 그의 성인 브리-쉬르-마른(Bry-sur-Marne)의 벽을 외곽선 초상화로 장식했음을 비유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씰루에뜨의 시작은 석기시대의 동굴벽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사람들은 불, 등불, 햇빛 등 에 의해 생기는 사람의 그림자 윤곽을 다양한 방법으로 그렸다. 르네쌍스 시대부터는
윤곽을 정확히 그릴 수 있는 기계장치까지 개발됐다.

오늘날 씰루에뜨라는 이 용어는 초상화이외에도 복식이나 사진과 관련해 널리 쓰이고 있다. 복식 분야에서는 옷을 착용하였을 때 옷의 형태나 전체적 스타일을 나타내는 윤곽선을 말하고, 사진 분야에서는 세부
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형체만 부각시켜 표현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실외촬영의 경우에는 역광촬영으로 능하며 실내촬영의 경우에는 흰 배경을 조명하고 촬영하는 방법과 그림자를 투영(投影)시켜 촬영하는 방
법이 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