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에게 배우는 나답게 살기
법정스님에게 배우는 나답게 살기
  • 김아영 기자
  • 승인 20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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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목)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꽃으로 장식한 상여도 없이 한 폭 천으로 덮여 홀연히 떠나신 법정스님. 천을 통해 몸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스님의 정직함은 평생 전해 온‘무소유’정신을 그대로 느끼게 했다.

법정스님은 저서「산에는 꽃이 피네」에서“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전하셨다. 이어“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스님이 생전 선택하고 실천해 온 맑은 가난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그 투명함을 잃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는 스님의 신념과 수행을 되새길 수 있었다.

철학자나 종교인도 자신의 신념과 수행을 지키고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다. 가난한 이에 대한 자비,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으려는 무소유 정신…. 스님의 약속한 신념이 잘 지켜졌는지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지키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키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이 입적 후에 큰 울림을 남긴 것은 그것 때문이다. 법정스님의 신념을 몸소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종교를 뛰어넘은 감동을 남겨 우리 사회와 여러 세대에 동감을 일으킨 법정스님께 20대는 무엇을 얻어내야 할까.

필자에게 나이 50세는 철학자가 되는 시기를 뜻한다. 대부분의 50세는 각자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논어」에서는 50세를 지천명이라 했다.‘하늘의 명을 안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이것은 40세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의 경지로 들어섬을 의미한다.

50세에 성인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준비와 과정이 필요하다. 거창하기 보단 끈기와 믿음이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지루한 다짐을 이어가기 위해 법정스님은 좋은 본보기다. 속세 나이 23세에 출가해‘지키기로 마음먹은 것을 지키며 살아온 한 수행자의 삶’은 20대에게 좋은 본보기다. 우리는 모두 성인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과정에 있는 수행자다.

20대의 마음 밖 현실은 수행자에게 걸맞는 그 치열함을 넘어섰다. G세대, 88만원 세대 등 불안한 사회 속, 부와 명예를 좇는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다. 사실 저마다 지키기로 다짐한 것은 수도 없겠으나 여의치 않다. 아마 G세대나 88만원 세대는 지천명의 경지에 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시작은 20대부터다. 우선 일기장이나 인터넷 게시판에 간단한 단어부터 적어보자. 어떤 것이든 좋다. 가벼움도 좋고 무거움도 좋다. 다만 자신에게 가장 총체적이고 궁극적인 것이면 더욱 좋겠다. 조금 빠른 독자는 이미 실천하고 있으리라.

‘어느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다’거나 ‘스펙쌓기의 일인자가 되겠다’거나 하는 목표는 적지 말자.‘50세에는 철학자가 되겠다’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여보자.

법정스님의 음성을 떠올리면 도움이 될 것이다.“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필자도 마음에 귀 기울인 끝에 하나 적었다.‘내가 보고 싶은 대로 바라보지 말자’고 적었다. 매 순간 다짐하고 바로 다음 순간 잊어버릴 허물은 잊어버리고 딱 하나만 규율로 정했다.

모든 말과 행동, 크게는 필자의 인생에 가장 총체적이고 궁극적인 것으로 골랐다. 그리고 그것만은 꼭 지키고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엄격한 자신만의 규율을 선택의 기로에서, 인생의 행보에서 잊지 않도록 하자. 20대 모두 법정스님처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지키기로 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며 살아가자.

자신답게 살자.

외로울 때는 죽음 앞에도 수행자의 본분을 잊지 않았던 마음 속 동료의 글귀를 떠올리는 것은 어떨까.“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