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및 학생들 대자보, 기고 통해 대학가 현실 진단
교수 및 학생들 대자보, 기고 통해 대학가 현실 진단
  • 김아영 기자
  • 승인 201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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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린씨, 교수들 침묵 비판하고 양심 선언 요구 이주랑씨, 김명석 교수…심해린씨 대자보에 “교수직 사임이 최선책은 아니다”답해

 

본교 구성원들이 학내 대자보 게시,신문 독자투고 등을 통해‘고려대 김예슬학생 대자보 선언’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고려대 김예슬 학생은‘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10일(수)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 붙이고 자발적 자퇴를 선언했다.

17일(수) 이화·포스코관(포관) 지하1층 입구 앞에‘김예슬 선언 앞에 교수님들의 양심을 묻습니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재됐다. 대자보를 작성한 심해린(경영·07)씨는 대자보에서“진리를 논하며 숨통을 틔워주던 진보지식인과 교수님들조차 거의 침묵했습니다”라며 김예슬 선언에 대해 침묵하는 교수들을 비판했다. 그는 대자보를 통해“존경받는 교수님이라는 직위는, 월급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며 “언제까지 청년실업이라는 이름표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외면하실겁니까”라고 교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또한“‘오늘 나는 교수직을 그만 둡니다, 아니 거부합니다’라는 양심있는 교수님들의 선언을 기다린다”며“대학 기득권을 던지지는 못하더라도 지지건 비판이건 진리라고 생각하는 대로 말씀해주고 실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심씨는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17일(수) 고려대에도 게재했다.

심씨는“교수라는 직위는 단순한 직장이 아닌 스승”이라며“교수직을 그만 두라는 메세지라기보다 학생들에게 손 내밀고 이끌어주실 스승을 구하는 간절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마음이 움직인 교수님들이 직접 행동으로 실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해린씨의 대자보에 답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주랑(영문·08)씨는 17일(수) 포관 지하1층 입구에 붙인 대자보에서“사회 모순에 대해 이야기하기위해서 교수직을 꼭 내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의사표현 방식이 자신의 직업을 버리는 일로 귀결되는 것을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내가 지지하는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개인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을 권고 혹은 요구할 자유가 우리에게 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자보를 게시하게된 계기에 대해“학내에 심해린씨 의견 외에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개인의 자유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어색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명석 교수(철학과)는 18일(목) 오마이뉴스에‘저항하기, 대학을 그만 두는 것만 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심해린씨에게 전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김 교수는 본교의 비정규직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학생에게든 교수에게든‘이 더러운’대학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 남아있는 것이 반드시 순응과 좌절을 함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대학교 안에서 싸워보는 방법도 가능한 스타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에서“20대는 본디 힘이 없거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며“지금 해야 할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그에 따라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김예슬 선언은 내가 말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며“대학교에 다니는 것을 이제는 그만 두겠다는 말은 그런 참된 큰 배움에 자기를 내던지겠다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 교수는“심해린 학생의 글에 대한 답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해 글을 실었다”며 “대학이 취업을 위한 중간단계가 아니라‘통합적인 배움을 하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