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한국화·08)씨는 한 학기 평균 재료비로 약70~80만원을 지출해왔다. ㄱ씨는 이번 학기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실습과목 4개를 수강하고 있다. 그는 이번 달에만‘사진과 표현’수업에 필요한 필름 3개 구입비 2만1천원, 사진을 현상하는데 필요한‘현상탱크’구입비 4만원을 지출했다. ㄱ씨는“다른 실습수업에도‘사진과 표현’수업만큼 재료비가 들어간다”며“이번 학기 재료비도 만만찮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습물품 지원 적어 조예대 학생들 부담 느껴  

조예대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에 실습물품까지 사비를 털어 구매하느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자가 조예대 12개 학과 학생 중 작년 2학기 실습수업을 수강한 12명(학과별 1명)을 조사한 결과, 조예대 학생들은 실습물품 준비로 학기당 50~80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ㄴ(회판·06)씨는 작년 2학기 실습물품 구입비로 약50만원을 지출했다. 그는 판화지, 판화용액 등 판화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료를 직접 구입해왔다. ㄴ씨는“학교에서 수강생 공용으로 판화용액 일부를 제공한다”며“부족한 물품은 개인적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회화 전공과목을 수강할 때 사용하는 캔버스도 개인적으로 구입해야 한다”며 “한 전공 수업에 캔버스 50호 3개 정도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조형대A동 1층에 위치한 구내화방은 50호 캔버스를 2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원받는 재료의 질이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새 재료를 사기도 한다. 

원예슬(조소·06)씨는“실습수업 재료로 학과 사무실에서 제공하는 흙은 재활용된 것으로 불순물이 섞여 질이 좋지 않다”며“새 흙을 원하는 학생은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작품 한 점에 필요한 흙을 구매할 때 보통 2~4만원 정도 든다”고 덧붙였다. 

조예대 학생들은 1학년 전공기초 수업 수강 시 실습물품 일부를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1학년 전공기초 실기수업에 제공되는 지원금은 20만원이다. 작년 2학기 수강인원이 약30명이었던‘입체조형’수업은 학생 1인당 약6천700원, 수강인원이 약15명이었던‘기초디자인’수업은 학생 1인당 약1만3천300원의 실습물품비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ㄷ(공디·08)씨는“수업 특성이나 수강생 수를 고려하지 않고 한 수업 당 일률적으로 20만원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조예대 원인종 교학부장은“단대별로 지급되는 1년 단위 대학비 중 일정 부분을 각 과의 실정에 맞춰 실습비로 사용한다”며“실습비는 실습물품 외에 시설 보완, 기계 보수, 공기계 수리 등의 용도로도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국민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 타대 조예대는 실습물품 상시 지원

국민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 타대는 실습수업에 필요한 주요 물품을 상시 제공하고 있다. 실습과목 수강생들이 학과 사무실에 실습물품을 요청할 경우 추가로 제공하기도 한다.

국민대와 숙명여대는 개강 전 수업에 필요한 실습물품을 조사한 뒤, 학기 초 학생들에게 물품을 제공한다.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는 전공 실습과목을 듣는 학생들에게 학년별로 실습물품을 제공한다. 시각디자인학을 전공하는 국민대 1학년 학생은 아크릴물감 24색과 크로키 북, 2학년 학생은 분채와 분채접시 등을 받을 수 있다. 3학년, 4학년 학생에게는 화판이 제공된다.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ㄹ조교는“개강 전 1~2학년이 듣는 수업 중 실습물품이 많이 필요한 수업을 택해 물품을 제공한다”며“학과 사무실은 잉크 토너나 종이 등 인쇄용품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 임성은(시디·09)씨는“인쇄비용이 많이 드는데 학과 사무실에서 제공하는 잉크 토너 덕분에 돈을 아낄 수 있다”며 “한 학기에 평균 9만원의 실습물품비만을 지출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회화과 학과 사무실은 1학년 아크릴 전공 수업에는 아크릴, 2학년 채색시간에는 동양화 물감, 유화 물감 등을 제공한다. 3학년 학생에게는 판화재료나 한지를 만들 때 필요한 닥 재료, 4학년 학생에게는 데코판넬이나 유화 물감을 제공한다.

숙명여대 회화과 ㅁ조교는“매년 초 재료 제공을 위해 전년도에 남은 예산을 사용한다”며“학생들이 필요한 재료를 학기 중에 요청하면 추가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판화과는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판화 잉크나 갱지, 켄트지를 학생들에게 상시 공급한다. 홍익대 판화과 사무실 ㅂ직원은“학생 1인당 20만원의 금액이 실습비로 지원된다”며“대부분의 실습비로 실습물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ㅅ(판화·08)씨는 지난 학기 실습물품비로 약10만원을 지출했다. 그는 실습물품 구입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홍익대 ㅅ씨는“알코올, 보루천 등의 청소용품을 학과 사무실에서 상시 지급받을 수 있다”며“실제 작업에 필요한 6색 판화잉크, 목판 등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학기 초 지급받은 실습물품이 부족할 경우 학과 사무실에 요청해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며“실습물품 구입비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심하게 느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사임 기자 ssistory@ewhain.net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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