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프랑스의 대학’하면 바로 쏘르본 대학을 생각한다. 이 대학이 얼마나 유명한지, 나머지 대학은 이류대학이나 지방대학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론 이런 사람은 프랑스 대학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프랑스 대학은 모두 국립이고, 대학마다 전문분야가 있어 어느 대학이 어느 대학보다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쏘르본 대학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이 대학 자체의 명성과 우리 불어불문학계의 학문적 전통 때문이다.

알다시피 쏘르본 대학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특히 이 대학의 전문 분야인 신학, 문학, 철학은 중세 이래 오랫동안 학문의 중심이었으므로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런 대학 자체의 명성과 아울러, 한국의 불어불문학계의 주류는 문학이었고 문학을 공부하러 프랑스에 간 사람은 쏘르본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모두 ‘쏘르본, 쏘르본’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쏘르본’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것은 이 대학의 창설자 쏘르봉(R. de Sorbon)의 이름에서 왔다. 쏘르봉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헹쓰(Reims)와 빠리에서 교육을 받았다. 독실한 신앙과 근면함으로 루이 9세의 총애를 받고 1253년 궁정에서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였다.

1257년에 사유지를 얻게 되자, 사유지에 가난한 학생을 위한 신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는 1259년 교황으로부터 공식인가를 받고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오랫동안 프랑스 학문뿐만 아니라 유럽 학문의 중심이 되었다.

1966년 11월에 열린 제2차 깐(Cannes) 회의에서는 당시 전국 대학생의 30%에 해당하는 20만 명이 재학하고 있던 빠리 대학교를 분할하여 15개 내외의 대학으로 만드는 문제를 논의하였고, 1968년 고등교육개혁법을 통과시켰으며, 1970년에는 지금과 같이 13개 대학으로 개편하였다.

쏘르본 대학은 ‘빠리 제4대학’으로 개편되었으며, 정식 명칭은 빠리-쏘르본 대학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