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해 본교 학생들이 ECC 사물함 사용권을 사거나 팔고있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 벼룩시장 게시판과 이화포탈정보시스템(portal.ewha.ac.kr)→게시판→벼룩시장 게시판에는 8일(월) 하루에만 ECC 사물함 사용권을 양도하면 사례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약5건 게시됐다. 학생서비스센터는 작년 1학기부터 사물함 열쇠 수령 시 ‘사물함을 양도하지 않겠다’는 동의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ECC 사물함 양도를 금지해왔다. 학생서비스센터의 단속과 2~4만원 수준의 사물함 사용권 사례금 시세에도 거래는 끊이지 않고 있다.

ECC 사물함 사용권을 사려는 학생들은 정문, 수업을 듣는 강의동과의 접근성때문에 사물함 구매를 희망한다.

중앙도서관(중도) 사물함을 배정받았지만 ECC 사물함 사용권을 구입하고자 하는 ㄱ씨는“주로 수업을 듣는 강의동이 중도에서 멀기 때문에 중도 사물함은 불편하다”며“정문, 강의동과 가까운 ECC 사물함 사용권 구매를 희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학생서비스센터에서 단속하는 것은 알지만 ECC 사물함이 필요해 이화이언 벼룩시장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열람실 이용의 편의성 때문에 ECC 사물함 사용권 구입을 원하기도 한다. ㄴ씨는“전공 수업을 들으며 공인회계사 시험(CPA) 준비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ECC 열람실을 이용한다”며“책 무게가 만만치 않아 ECC 사물함 공유나 양도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통용되는 사례금의 시세를 알지만 꼭 필요하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을 지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물함 배정 신청을 할 수 없는 휴학생들도 사물함 사용권 구입을 원하고 있다. ECC 사물함 배정 신청 대상은 재학 중인 학부 및 대학원생이다. 매일 ECC 열람실에서 공부하며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준비 중인 휴학생 ㄷ씨는“시험 준비에 필요한 책들은 한 권도 채 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무겁다”며“이에 ECC 사물함 사용권 양도를 원하는 게시물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ECC 사물함 구입을 포기하고 유료 사물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중도와 ECC 사물함 추첨에서 모두 떨어졌다는 ㄹ씨는“ECC 사물함의 경우 3~4만원에도 구입할 의향이 있었다”며“쉽게 구해지지 않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ㄹ씨는 차선책으로 이화·포스코관 6층 열람실에 위치한 유료 사물함을 월1만5천원에 사용하고 있다. 

학생서비스센터는 인트라넷 자유게시판, 이화이언 내 모든 게시판에 게재되는 사물함 사용권 구매 글을 단속하고 있지만, 거래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가까스로 ECC 사물함 사용권을 구입한 ㅁ씨는“ECC는 정문에서 가깝고 열람실도 있어 사례금을 주고 ECC 사물함 사용권을 얻었다”며“개강 3주만에 사용권을 양도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CC 사물함은 사용을 원하는 학생 수에 비해 배정 개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ECC 사물함 신청 기간인 2일(화)~3일(수) 5천269명의 학생이 사물함을 신청했다. 학생서비스센터가 배분한 사물함의 개수는 624개였다. ECC 사물함 배정 경쟁률은 8.44:1이었다.

학생서비스센터 관계자는 “ECC 사물함에 대한 학생 선호도가 높은 것을 알고 있다”며“부서 내 사물함 추가 설치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관련 부서들과의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시설과 남석진 과장은“사실 사물함 확충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충할 수 있는 공간은 복도나 휴게 공간에 불과하다”며“사물함 확충으로 ECC를 이용하는 학생의 편의를 해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남 과장은“학생의 요구에 맞춰 사물함이 설치된 다른 건물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며“ECC도 일부 공간에 사물함이 추가 설치된다면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교는“ECC 사물함 확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상태다.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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