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커리어(career.co.kr)가 작년 취업 시장에서 유행한 신조어를 1월18일(월) 발표했다. 신조어들은 2008년9월14일(일) 미국의 투자은행인 주식회사 리먼브라더스 홀딩스(Lehman Brothers Holdings, Inc)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시작된 경제 불황과 이에 따른 우리나라 청년 실업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허리띠 졸라매는 대학생들

발표된 신조어들 중에는‘알부자족(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학자금에 보태는 학생)’등 경제 불황을 반영한 것들이 많았다.

단국대 ㄱ(무역·09)씨는‘알부자족’이다. 실속 있는 부자라는 뜻을 가진 알부자의 본래 뜻과 달리‘알부자족’이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학자금에 보태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그는“요즘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은 용돈에 보태쓰기도 하지만, 입학할 때는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전액으로 등록금을 내야했다”고 말했다.

밥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학생들은‘도시락족’이라고 불린다. 정화예술 김수민(미용학부·10)씨는“교내에 학생식당이 없어서 밥값이 비싼 교외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5천원~1만원에 이르는 밥값이 부담돼 최근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외에도‘단기임대(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학생들이 방학 기간 동안 유흥가 주변에 방을 빌린다는 뜻)’과‘5천원족(5천원으로 하루를 사는 학생)’,‘청년실신(취업시기가 늦어져 대학 졸업 후 실업자 또는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뜻)’등의 신조어가 생겨났다.

△대학생 생활 패턴 개인 중심으로 바뀌어

바쁜 취업준비 등으로 인해 점차 단편화돼가는 대학생들의 인간관계를 반영한 신조어들도 생겨났다.
경기대 ㄴ(문헌정보·08)씨는 혼자만의 시간을 선호하는‘글루미족(Gloomy族)’이다. ㄴ씨는“혼자 지내다보면 내 개인 스케줄에 맞춰 공부, 아르바이트 등의 취업준비를 할 수 있어서 편하다”며“바쁘다보니 친구들은 잘 만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본교 앞 커피전문점 6곳의 단골이라는 ㄷ(국문·07)씨는 자신을‘코피스족(Coffe+Office族)’이라고 소개했다.‘코피스족’이란 사무실 대신 커피전문점에서 혼자 업무를 보는 사람을 지칭한다. ㄷ씨는 “커피도 공부도 혼자 마시고, 혼자 하는 것이 편하다”며“주위에 내가 아는 코피스족만 5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언프랜드(Unfriend)’란 온라인을 통해 필요에 의해 친구관계를 맺었다가 목적달성이 끝나면 메신저(Messenger) 친구 목록에서 삭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ㄹ(사생·08)씨는“팀 과제가 끝나고 나면 팀원들과 메신저 상에서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며“팀 과제를 위해 개설했던 클럽도 방학이 지나고 나면 유령클럽(개설 후 회원들이 활동하지 않는 인터넷 친목 사이트)이 된다”고 말했다. ㄹ씨는 “학기가 지날수록 이용하지 않는 클럽 개수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학, 성형 등이 취업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져  

외국어 실력과 경력, 외모를 중시하는 취업시장의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도 있다.  

‘어브로드(Abroad)족’들은“어학연수 등 해외 경험은 취업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다.‘어브로드족’이란 방학을 이용해 해외인턴십(Internship),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 해외 활동에 노력을 쏟는 학생들을 뜻한다. 상명대 최재은(영교·08)씨도 다가올 여름방학에 테솔(TESOL·영어 외의 모국어 사용자들을 위한 영어 교육)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테솔 과정을 수료한 후 1년 동안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게 된다.

최씨는“영문법 위주의 대학 강의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익힌 영어 실력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구직자들은 입사 면접을 준비하면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성형을 선택하기도 한다.
‘면접성형’이란 면접성형이란 채용 면접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성형수술을 뜻하는 신조어다.

강남 A성형외과 성형컨설턴트 김세희(29)씨는“취업 면접 전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성형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v@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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