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설립 후 교수, 개설 강의 수 줄어…학부생 불만

 

ㄱ(법학·08)씨는 듣고 싶던 법과대학(법대) 전공 강의가 수강인원을 초과해 수강신청에 실패했다. ㄱ씨는 수강변경 기간에 4학년 전공‘민법사례연구’를 신청했다.  

법대 학부생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으로 전공과목 수가 줄어드는 등의 저하된 교육환경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로스쿨은 작년 설립돼 도입된 지 1년째다.  

△로스쿨 설립 후 법대 전공과목 강의 수 30~40% 줄어

로스쿨 설립 후 법대 개설 강의 수가 줄어 학부생이 수강신청에 불편을 겪고 있다.

본교 홈페이지(ewha.ac.kr)→학사안내→강의시간표/강의계획안에 따르면 이번 학기 개설된 법대 전공 수업은 33개로 5년 전에 비해 25개가 줄었다. 법대 전공수업은 2005년 1학기에 58개, 2학기에 48개, 2006년 1학기에 54개, 2학기에 50개가 개설됐다. 2007년 1, 2학기에도 각각 48개, 54개 수업이 개설됐고 2008년 1, 2학기에도 55개, 49개 등 예년과 같은 수업 수를 유지했으나 로스쿨이 세워진 2009년 1, 2학기에는 43개, 41개 전공만 열렸다. 5년 만에 43.1%의 수업이 줄어든 셈이다.

봄학기 개설된 강의 중 그 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과목은‘헌법Ⅰ’,‘민법총칙’이었다. 2005년과 2006년에 3개, 2007년과 2008년에 4개의 반이 열렸던‘헌법Ⅰ’은 이번 학기 1개 반이 개설됐다. 이번 학기 2개 반이 개설된‘민법총칙’은 2005년과 2006년에는 3개, 2007년과 2008년에는 4개 반이 열렸다.

개설 강의 수의 감소에 비해 법대 재학생 및 휴학생은 아직 많다. 지난 학기 법대 재적생은 1천110명, 그 중 재학생은 667명, 휴학생은 443명이었다. 지난 학기 법학 복수전공 학생 33명과 부전공 학생 175명을 합하면 법대생은 1천318명이 되는 셈이다.

ㄱ씨는“학부에 3, 4학년만 남았지만 복학생이 많다”며“수강 신청 경쟁률 때문에 1학년 전공을 재수강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ㄴ(법학·08)씨는“행정법 같은 경우 타과생의 비율이 3분의 1정도”라며“학생 수에 비해 수업 수가 많이 줄어 수강 신청이 어렵다”고 말했다.

08학번 졸업 후 강의가 개설되지 않을까 걱정돼 휴학을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법학을 복수전공하는 박희수(철학·07)씨는 방학 때 휴학을 신청했다가 개강 직전 휴학을 취소했다. 수강해야하는 법학 강의가 14개 정도 남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직 수강하지 못한 법학 강의가 없어지거나 개설 수가 줄어 수강이 어려워질까봐 걱정됐다”며“법대 과목이 줄고 있어 휴학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심지은(법학·07)씨는“로스쿨 설립 전에는 한 과목당 3~4개의 강의가 열렸다”며“줄어드는 강의 수 때문에 법학 전공생들이 졸업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대 학부 담당 교수 줄고 시간 강사 늘어

강의수의 감소와 함께 로스쿨 설립 후 학부 수업을 하지 않는 법대 소속교수(전임교수, 석좌·명예교수, 겸임교수, 연구교수)는 늘어나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학기 법대 소속교수 48명 중 15명이 로스쿨에서만 강의한다. 연구년 등의 이유로 수업하지 않는 교수 13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법대 강의를 맡는 교수는 20명이다. 이번 학기 법대에서 강의하는 시간 강사는 지난 학기 6명에서 3명 늘어난 9명이다.

본교 홈페이지(ewha.ac.kr)→학사안내→강의시간표/강의계획안에 따르면 이번 학기 법대 소속교수 1명당 진행하는 학부 수업은 평균 0.69개다. 법대 소속 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은 전체 수업의 51.5%다. 법대 소속 교수는 평균 2005년 1학기 1.2개, 2학기 1개, 2006년 1학기 1.1개, 2학기 1.04개, 2007년 1학기 1개, 2학기 1.12개, 2008년 1학기 1.14개, 2학기 1.02개의 법대 수업을 했다. 로스쿨 설립 후 교수 1명이 진행한 평균 수업 수는 2009년 1학기 0.9개, 2학기 0.85개였다. 5년 만에 법대 소속교수 1명이 담당하는 수업 0.51개가 감소했다.   

ㄷ(법학·05)씨는“예전보다 시간강사가 수업을 많이 맡아 수업의 질이 낮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ㄹ(법학·08)씨는“특정 교수님의 수업을 수강하고 싶었는데, 그 분이 로스쿨에서만 수업을 해 아쉽다”고 말했다. 로스쿨 인가 평가기준 때문에 현재 임용된 교수의 강의 시간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로스쿨 인가 당시 평가 항목에 ‘교원의 수업 시간을 주당 9시간(대학원 6시간, 학부 3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법대 행정실 ㅁ직원은“다음 학기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수요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결과에 따라 강의를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임 기자 ss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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