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 치안 관리 강화해야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씨(33)의 은신처가 재개발 지역 내 빈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가 1~2월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곳도 모두 재개발 지역 인근의 주택 옥상이었다.

재개발 지역이 치안의 사각지대라는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본교 인근도 안전하지 않다. 서대문구 아현3구에는 작년부터 시작된 뉴타운 개발 사업으로 집을 허물면서 집터만 남는 멸실 주택이 대량으로 생겨났다.

아현 뉴타운은 마포구 아현동, 염리동 일대(108만8000㎡)에 2013년까지 1만8천5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아현3구는 2008년 5월 관리 처분 인가를 받아 같은 해 9월 이후부터 철거가 대량 진행돼 빈집이 늘면서 빠르게 슬럼화되고 있다.

아현3구 곳곳에는 황폐화된 집터 위에 주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부서진 가구 등이 쌓여있다. 인적도 드문데다 철거된 건물의 콘크리트 잔해가 나뒹굴어 동네 전체가 흉가나 다름없다.
슬럼화된 지역은 우범지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방치된 아현3구 지역은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나 노숙자들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서대문구, 마포구의 불안한 치안 상황에 대해 취재, 보도했다. 서대문구, 마포구의 범죄 발생 건수는 2006~2008년 3년 사이 오름세를 보였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범죄 통계분석에 따르면 같은 시기 전국 단위 범죄에서 가장 높은 피해율을 보인 대상은 20대 여성이었다.

이화인들은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지역에서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대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본교 정문 앞‘걷고싶은 거리’는 오후10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고 인적도 드물어, 마음 놓고 걷기가 쉽지 않다. 가로등이 충분히 설치돼있지 않아 밤거리가 어두운 와중에, 도로 포장 상태도 깔끔하지 못해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은 넘어지기 일쑤다.

중앙도서관이 오전12시에 문을 폐쇄하고 ECC 열람실의 폐쇄 시간이 타대에 비해 이른 점도 이러한 본교 주변의 치안 상황에 어느 정도 기반할 것이다.

경찰청은 11일(목) 전국의 재개발지역을 대상으로 방범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화인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서대문구, 마포구 지역의 경찰은 본교 주변 순찰 위주의 방범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범죄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재개발 지역의 멸실 주택이나 빈집에 대한 수색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본교도 교내 치안에만 주력하지 않고 교외 치안까지 관리해야 한다.
예방책 중심의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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