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요구에 편승 않고 학문의 고유가치 인정해야

‘대학에 합격하는 것보다 졸업하는 것이 더 힘들다’ 이제 이 말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졸업자격 인증제도가 대학가에 또 하나의 관문으로 자리매김되면서 졸업학점 이수만으로는 졸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졸업자격 인증제도는 일정 수준의 외국어와 컴퓨터 능력을 갖춰야 졸업할 수 있는 제도로, 충남대는 97년 부터성균관대는 96년 부터 이미 실시해 왔으며 고려대·서울대·전남대·제주대 등의 각 대학도 올해부터 신입생에게 이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얼마전 우리 학교도 졸업자격 인증제를 2000학번 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교무 처장 정영순 교수(사회복지학 전공)는 “국제화·개방화 시대를 맞아 영어나 컴퓨터 능력을 행상시키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영어와 컴퓨터 학습의 최저 기준선을 제시해 학생들의 은력 향상을 돕자는 것이 인증제 도입 취지”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세개 영어 시험 중 하나를 택해 TOEIC 730점 이상·TOEFL 550점 이상·TEPS 638점 이상획득과 23개에 이르는 컴퓨터 자격증 중 한가지 이상의 자격증 획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바 인증제 실시에 따른 신붕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외 제주대·전남대의 경우는 학생들의 다양성을 고려해 영어 이외에 제2외국어를 포함한 외국어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드러나 우리 학교의 경우 영어만을 인증으로 인증하고 있어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물론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제2외국어의 공부가 절실히 요구되는 학생의 경우 영어시험의 패스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학교측이 영어를 강조함에 따라 대학가의 무분별한 영어열풍이 가속화되며 제2외국어는 더욱 침체의 위기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증제 도입이라면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해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를 포함하는 외국인 인증에를 고려해 봄이 바람직 하다.

컴퓨터의 경우 인증되는 자격증의 종류는 정보검색사를 비롯한 컨퓨터그래팍스 운용기능사 등의 23개에 이른다.

또 국가 공인을 받은 새로운 민가 자격증이 생기는 경우 이 자격증의 취득도 인정할 예정이라니 자격증 선택의 폭은 매우 넒은 편이다.

하지만 컴퓨터 자격증의 경우 독학으로 취득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물론 자격증 취득에 관련된 서적이 다양하게 출간되긴 했지만 컴퓨터의 경우 전문용어의 설명 없이는 이해가 어렵고 실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컨퓨터 과목 교양수업은 10여개 뿐이며 종류도 매우 한정적이다.

컴퓨터 관련 과목인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개설과목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아상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학원을 찾아야 한다.

졸업자격 인증제는 올해가 첫 도입인 만큼 계속 제도적인 수정을 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영어를 자랗고 컴퓨터를 잘하는 것만이 대학 인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다.

대학을 진리의 상아탑이라고도 한다.

이대의 진리란 영어와 컴퓨터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환경적 요인이나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반드시 지켜야할 가치들을 고수해 나간다는 것이 참 의미가 아닐까? 학문 각각의 고유 가치를 인정하고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것은 대학의 불변의 가치로 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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