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월)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6일(토) 오후2시 본교 대강당에서는‘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실로’란 주제로 제26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이 열렸다.

예년처럼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각종 행사가 진행됐지만 이따금 아쉬운 모습도 눈에 띠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한명숙 전 총리,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정치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특정 정당에 대한 홍보, 선거 유세 등 정치색이 뚜렷한 발언 및 행위가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일부 단체는 단상 앞에 나가 특정 선거 출마 예정자를 언급하며‘뽑지말자’고 선창했다.
‘특정 선거 출마 예정자가 여성의 권익 향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에서였다.
 모 참석자는 스스로“선거에 나갈 예정이니 잘 부탁한다”며 선거 유세에 유념이 없었다.

여성의 날 행사가 정치색을 띠는 것이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 여성의 날은 그 근원을‘정치’에 두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맨하탄에서 여성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행진으로 인해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정당에 소속된 여성들이 1909년 2월 마지막 일요일에 여성선거권 획득을 위한 집회를 개최하며 여성을 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곧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리는 날이다.
정치적 행사로 시작된 이 날은, 현재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속에 녹아 들어간 상태다.
몇몇 국가에서 이 행사는 원래의 정치적 색채를 잃고, 어머니날이나 밸런타인데이처럼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행사로 전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은 인권 등 정치적 문제를 중심 주제로 삼고 진행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정치적인 날이다. 그러나 이 정치의 목적이 특정 정당 또는 특정 개인의 이익에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여성대회는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이후 매년 열려왔다.
올해 한국여성대회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모습이 일부분 목격됐다.
내년 한국여성대회는 여성의 날의 취지에 맞게 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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