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7번 출구 앞 복도에서 커다란 촬영용 카메라를 어깨에 멘 사람, 조명장치를 손에 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이 카메라 앞에 선 배우를 흥미롭게 바라본다.“레디, 액션!(Ready, Action!)”감독의 사인이 떨어지자 카메라 렌즈 앞에 서 있던 여배우가 갓난아이를 안고 잰 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러 걸어가기 시작한다.

2월22일(월) 오전11시 아트하우스 모모 2관과 ECC 복도, 화장실, 계단에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트레일러(영화제 상영작을 틀기 전에 짧게 보여주는 상영물로, 영화제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줌) 촬영이 진행됐다. 이번 트레일러 촬영은‘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년)’으로 잘 알려진 임순례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30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ECC 곳곳의 모습은 알차게 담겼다. 이주여성, 고등학생, 커피숍 아르바이트생, 미화원, 아기와 엄마, 레즈비언 커플 등 다양한 여성 캐릭터는 ECC를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서 열연했다. 여성영화제 홍보팀 왕나연 직원은“이벤트를 통해 모집한 관객이 직접 배우로 참여했다”며“6개월 된 아기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관객이 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아트하우스 모모가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며“관객과의 소통을 표현하려는 제작 의도와 맞아 촬영장소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트레일러는 가편집을 마친 후 최종 작업 및 CG(Computer Graphic)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상은 9일(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처음 공개돼, 영화제 기간 동안 매번 상영작에 앞서 상영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매년 여성의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영화를 상영해 왔으며 이번 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4월8일(목)~15일(목) 8일간 개최된다.

 

문호은 기자 h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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