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 네일아트 등 다채로운 행사 진행, 성추행에 맞선 여성직원 등 성평등 디딤돌 시상

 

‘세계 여성의 날’102주년을 기념하는 ‘제26회 한국여성대회’가 6일(토) 오후1시부터 본교 대강당을 기점으로 신촌 기차역, 창천문화공원에 걸쳐 개최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는‘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실로’라는 표어 아래 진행됐다.  

오후1시부터 대강당 앞에서 펼쳐진‘컬러풀 플리마켓(벼룩시장)’이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양성 평등한 지방선거 실현을 위한 스티커 부착 행사,  여성운동 바자회 등이 열렸다. 

여성 바자회에서는‘청각장애여성회’, ‘여성환경연대’등의 여성단체들이 네일아트(nail art·손톱에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을 하는 창작활동), 여성 질병 대응 퍼포먼스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했다.

'청각장애여성회’의 네일아트 부스에서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 5천원의 후원회비를 내고 네일아트를 받았다. 청각장애 여성 회원들은 매니큐어(manicure·손톱을 아름답게 꾸미는 화장품)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손톱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였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청각장애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가 준비한 여성 질병 대응 부스에서는‘유방암 위험도 테스트’, ‘유방암 예방 수칙 홍보’등이 이뤄졌다. 부스 바닥에는‘새 옷을 즉시 입습니까?’, ‘자정을 넘겨 잡니까?’등 유방암 유발과 관련된 생활 습관 문항들이 부착돼 있어 참여자들이 손쉽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었다.

서지윤(분생·09)씨는“여성의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지 몰랐다”며“직접 유방암 테스트 등을 해보면서 여성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강당에서는‘제26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번 기념식은 의복 지침 색깔이 보라색으로 정해져, 대강당 1층 객석은 보라색의 외투, 머플러, 머리끈 물결이 일었다. 기념식에는 한명숙 전 총리,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이 참여했다. 

여성연합이 매년 선정하는‘2010년 성평등 걸림돌 발표, 성평등 디딤돌 시상’이 기념식 중간에 진행됐다. 올해의‘성평등 걸림돌’로는 행정안전부 이달곤 전 장관,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와 대구 고등법원 제1형사부가 호명됐다.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로는 성추행에 맞서 조합장 해임을 이끌어 낸 임실치즈축산업협동조합 여성직원들, 특수고용형태 근로자인 88컨트리클럽(CC) 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수원지방법원 민사9부 등이 발표됐다.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정문에서는 ‘앰네스티 대학생 네트워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위안부, 순사 복장을 한 학생들과 ‘sex slave’(성노예) 등의 피켓을 든 학생들은 침묵시위를 했다. 흰 소복을 입고 위안부 역할을 맡은 김매이(국제사무·07)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대학생들이 여성의 인권 문제에 대해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념식이 끝난 후, 본교 정문에서 출발해 신촌 기차역, 신촌 명물거리를 지나 창천문화공원으로 이어지는 거리행진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의 세부 표어인‘성평등한 공동체, 여성의 한 표로!’,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빈곤과 폭력없는 안전한 세상!’을 표현하는 보라색, 노랑색, 빨강색의 옷과 소품으로 꾸민 채 거리를 활보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루트커스 광장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 보장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1985년부터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사진: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