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자연사박물관 관장을 맡고있는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는 2006년 2월 자연사 박물관장 취임 후 ‘개미제국을 찾아서’, ‘동물의 소리’, ‘동문의 흔적’, ‘기후변화와 생명위기’까지 네 차례의 특별전시를 기획 했다. 자연사박물관 개관 만40주년을 맞아 자연사박물관과 본교의 캠퍼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연구실 ‘통섭원’에서 들었다.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표본은 몇 개이며 어떤 경로로 수집했나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표본은 20만여점이다. 7~80년대 표본들을 알뜰하게 수집해온 선배 교수들과 학생, 연구원들의 공로 덕이다. 특히 해양생물 전공 교수들 덕분에 해양 무척추 동물 표본들이 아주 탁월하다. 동문들이 기증한 것도 몇 개 있다.

-본관 실내 전시실 외에 야외 식물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타대 자연사 박물관과 달리 야외 식물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자연사 박물관이 죽은 생물을 전시하는 곳이라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외국 자연사 박물관의 경우 ‘나비 전’을 여는 등 살아있는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우리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야외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인력이 적다. 본교와 규모가 비슷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의 경우 16명이 일하고 있다. 그에 반해 본교의 자연사 박물관의 전문 인력은 총 5명에 불과하다. 또 박물관 예산이 한정돼 있어 특별전을 1년에 한번 밖에 열지 못해 관람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나

지역사회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테크 기술과 접목하여 예술 형, 체험 형 전시가 이뤄 질 수 있도록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2007년 ‘동물의 소리 전’에서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내는 동물의 소리를 벨소리로 다운 받게 했다.
과학기술과 자연, 예술의 접목은 내가 늘 말하는 통섭의 실천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이화 캠퍼스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비록 작고 대도시 한복판에 있지만 나무의 상태나 숲의 우거짐은 단연 으뜸이다. 자기 뜰 가꾸듯이 교정 구석구석을 매만지는 분들 덕택이다. 겉모습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생태적으로도 아주 건강하다.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나 정서가 부족한 이른바‘생태 맹(生態 盲)’이 요즘 많다. 학생들이 생태 맹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생태학을 공부해야 한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2008년 방한 때 “IT산업의 수명은 불과 10년이며 IT를 대체할 학문은 바로 생태학”이라고 말했다. 공부 뿐만 아니라 실천도 해야 한다. 학생들이 교정을 깨끗이 보전해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캠퍼스를 만들었으면 한다. 

 

성진희 기자 tongil2580@
사진 :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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