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들이 전공수업의 값비싼 교재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헌책방 등을 통한 중고책 거래는 학생들의 전공책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값비싼 전공책 구입에 부담느껴

학생들은 용돈만으로 비싼 전공책값을 충당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ㄱ(언론·08)씨는 새 학기를 맞아 전공책 8권을 구입했다. 책을 사는데 든 비용은 30만1천원이었다.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복수전공 이수할 ㄱ씨는 이번 학기에 전공 수업 7과목을 수강한다. 그는“학년이 올라갈수록 전공과목을 많이 듣게 돼 책값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조빛나(국교·09)씨는 이번 학기 전공과목 3개를 수강한다. 필요한 전공책 6권을 다 구입하려면 13만5천원이 필요하다. 그는“한 달 용돈 20만원으로는 전공책값을 충당할 수 없어 구입 시기를 늦췄다”며 “이번 학기는 6권 중 5권을 선배에게 빌려 사용하고, 돈이 모이면 책을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선(생명·08)씨는 전공책을 마련하기 위해 3달 전부터 용돈을 모아왔다. 그는 이번 학기 전공책 2권을 새로 구입하는데 19만3천원을 지출했다. 그는“등록금 부담도 심한데 전공책 구입비까지 부모님 도움을 받는 것이 죄송스러워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헌책방 통한 중고책 거래… 한계점 있어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 신촌 지역 헌책방 등을 통해 중고책 구입을 시도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ㄴ(생명·08)씨는 2월26일(금) 이화이언 벼룩시장 게시판에 중고책 2권 구입을 희망한다는 게시물을 등록했다. 하지만 그는 일주일 동안 단 한 권의 중고책도 구하지 못했다. 그가 구하고 있는 전공책 2권은 원서로, 책값은 정가 17만3천원이다. ㄴ씨는 현재 번역본을 제본해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중고책을 구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ㄴ씨는“대부분의 학생들은 전공책을 되팔지 않는다”며“이 때문에 중고책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촌에 위치한 헌책방에서도 중고 전공책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신촌역 5번 출구에 위치한 헌책방 점장 쿠보타(서울 서대문구·35)씨는“학생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전공책을 헌책방에 팔지 않는다”며“현재 전공책은 거의 취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대 2곳 전공책 공동구매, 중고책 벼룩시장 진행  

기자가 12개 단대의 학생대표에게 확인해본 결과, 단대 2곳이 벼룩시장, 공동구매 등을 진행했지만 학생들의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지는 못했다.

12개 단대 중 약학대학(약대) 약학과 학생회만이 이번 학기 전공책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유선춘 대표는 “약대 학생들은 약학고시에 응시해야하기 때문에 전공책을 되파는 경우가 없다”며“학생들은 새 책을 구입할 수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전공책을 구하기 어려워 공동구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대 학생들은 9종의 전공책 공동구매를 통해 권당 10~20%의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유 대표는“학생들 160여명이 이번 공동구매를 통해 전공책 약 1천권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경영대는 12개 단대 중 유일하게‘전공책 벼룩시장’을 열었다.‘전공책 벼룩시장’은 2일(화)~5일(금) 이화·신세계관 1층 로비에서 열렸다. 경영대 이지원 공동대표는“경영대 수업에서 사용되는 전공책은 권당 가격이 3~5만원인 원서가 대부분이라 구입 부담이 크다”며“중고책 가격은 정가에서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고 말했다.  벼룩시장은 3일(수)까지 44종, 163권의 전공책이 접수돼 4일(목)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벼룩시장은 5일(금) 오후5시 57권의 전공책이 팔리지 않은 채 마감됐다.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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