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 안은나 정기자
기자는 크게 둘로 나뉜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취재기자는 글로, 사진기자는 사진으로 기사를 쓴다. 둘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져 가고 있지만 적어도 학보사 내에 서는 비교적 경계가 명확하다. 글보다는 사진으로 현장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기자로 지원했고, 82기 사진기자로 6개월간 수습기자 생활을 보내게 됐다.


사진기자의 일주일은 이렇다. 월요일 오후7시 전체 회의 후에 역분이 이뤄지면 어떤 사진을 찍을지 대략적인 일정이 나온다. 그 후 사진기자끼리 시간을 맞춰 그 날 취재를 맡게 되는데, 많게는 하루에 3~4개, 적게는 1~2개가 잡힌다.


무거운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카메라)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한 건당 200여 장의 사진을 찍다 보면 몸이 금세 녹초가 된다.


때문에 사진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취재 나가기 전에 밥을 든든히 먹고 가는 것은 필수. 목요일까지 찍은 사진을 2~4장 정도로 정리하고, 포토샵으로 기본적인 보정을 거쳐 웹하드에 올리는 것이 마감과정이다.


사진 밑에 달릴 캡션도 써야 하고, 다른 취재기자들이 찍어온 사진이나 받은 사진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1면 사진, 즉 탑 사진이 가장 중요한데, 목요일까지 제대로 찍지 않았다면 금요일까지 계속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취재하러 돌아다녀야 한다.


금요일까지 모든 과정을 마치고 월요일에 학보를 볼 때의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사진이 편집과정에서 제대로 트리밍(사진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비율을 맞추는 과정) 되지 않거나, 보정되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게 나올 때도 있다. 아쉬운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반성하고 더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느낀다.


사진은 순간을 담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화의 순간 순간을 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하나인 것이다. 셔터를 한 번 누르고 나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다. 요새는 포토샵 등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 보편화됐지만, 수정한 사진은 수정하지 않은 사진보다 진실을 ‘덜’담고 있기 마련이다.


셔터를 누르겠다. 오로지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수많은 이화인들이 ‘이 사진 1장으로 이화의 많은 것을 알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나는 뛰고 또 뛴다.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사진: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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