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이집트 체험하고 시골 농악전수관에서 풍물 전수받아

△ 스리랑카 선교봉사, 이집트와 터키여행을 통한 이국적 문화 체험
선교봉사나 배낭여행을 통해 외국의 색다른 문화를 체험한 학생들이 있다.
우태경(무용·08)씨는 1월6일(수)~14일(목) 스리랑카로 선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의 첫 방문지는 유치원이었다. 스리랑카 아이들은 처음에 낯선 동양인들을 보고 겁에 질려 울기만 했다.“인형을 흔들고, 안아줘도 울음을 그치지 않더라고요. 달래는데 4시간이나 걸렸어요.”

좀처럼 이방인을 가까이 하지 않던 아이들도 얼굴 페인팅을 하면서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우 씨는 “아이들이 경계를 풀고 환하게 웃는 것을 보자 내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선교활동의 마지막날에는 스리랑카와 한국의 문화 공연이 열렸다. 한국인들은 태권도, 무용, 부채춤을 보여줬고 스리랑카인들은 전통춤으로 화답했다.

우씨는 “그날 내가 췄던 부채춤을 보고 스리랑카 노인들이 울었다”며 “우는 그들을 보며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문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방학을 이용해 평소 가고 싶었던 나라를 여행한 학생도 있다. 권순주(사회생활·08)씨와 김연하(사생·08)씨는 1월18일(월)~2월10일(수) 이집트와 터키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권씨와 김씨는 이집트로 가는 항공편이 많지 않아 3개월 전부터 항공권을 예약했다.

그들은 틈틈이 블로그와 여행책자를 통해 여행일정표를 짰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당황한 적도 많았다. 인터넷으로 조사했을 때는 평균 영상10도였던 터키의 기온이 이상 한파로 빈번하게 영하로 내려갔던 것이다. 김씨는 “번갈아 닥치는 우설, 혹한 때문에 곤욕스러웠다”고 말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권씨는 “이집트의 정비되지 않은 교통문화가 당황스러웠다”며 “횡단보도가 없어서 길을 건널 때는 현지인들 뒤에 바짝 붙어 도로를 횡단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문화를 처음 접한 권씨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히잡 문화였다. 권씨는 “이집트와 터키 둘 다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지만 특히 이집트 여성은 늘 장갑과 망사로 철저하게 가리고 다녔다”며 “그에 비해 터키여성은 히잡의 멋스러움에 치중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동일한 문화를 가진 두 나라의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 있어 흥미로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학기 중 하기 힘들었던 여가활동 즐기기도
학기 중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여가생활을 만끽한 학생들도 있었다.

중앙 풍물패 동아리 액맥이에서 활동하는 장영인(사학·09)씨는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전북 호남좌도 임실필봉 농악전수관을 찾아 8일간 풍물 전수를 받았다.

농악전수관에서의 하루는 쉴 틈 없이 바빴다. 그는 오전3시간 동안 쇠를, 오후 3시간 동안은 장구를 배웠고, 특별수업에서는 1시간 동안 소고와 민요를 배우거나 풍물이야기를 들었다.

수업 후에는 풍물패 별로 오후9시까지 연습을 했다. 연습이 끝나면 각 풍물패장들이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패원들에게 보고했고 그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장씨는“평소와는 다른 생활 패턴에 몸이 고되기도 했지만 일주일동안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장씨는 전수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전체판굿을 꼽았다. 전체판굿은 전수 일정 중 가장 큰 행사로, 오후 6시부터 밤늦도록 이어진다. 앞굿과 뒷굿으로 나뉘는 전체판굿은 앞굿이 끝난 뒤 도우미 역할을 하는 뒤치배들이 준비해놓은 음식을 먹고 뒷굿을 시작한다.

그는 “악기연주를 하는 악기치기들은 뒤치배들이 음식을 다 준비할 때까지 굿을 계속해야한다”며 “음식 준비가 늦어져 해야 될 공연 분량이 끝났음에도 추위에 떨며 굿을 이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악기를 배우고 치면서 함께 어울리다보면 그 가락에 빠져 힘들었던 일도 잊어버리게 돼요”라고 신명나게 이야기하는 장씨는 다음 여름방학에도 전통가락이 주는 즐거움을 좇아 풍물패들과 전수관을 찾을 예정이다.

방학 동안 배우가 된 학생도 있었다. 김선영(심리·07)씨는 4일(목)~7일(일) 연극 ‘한 여름밤의 꿈’에 배우로서 무대에 섰다. 프로와 일반인이 함께 했던 이번 연극에서 그는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김씨는 이번 연극에서 아테네의 직공 역할을 맡았다.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매일 강도 높은 연습을 소화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는“오후2시에 시작해서 지하철이 끊길 때까지 연습했다”며 “연기력이 부족할 때는 선배들에게 가차없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연습이 힘들긴 하지만 김씨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는 “일상 속 모습에서 벗어나 색다른 나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라며 “다음 방학 때도 관련된 활동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학은 직업 체험의 좋은 기회
장래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이번 방학을 직업 탐방의 기회로 삼았다.

금예지(수리·09)씨는 이번 방학에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서 서포터즈로 활동했다. 서포터즈는 기획사에서 담당하는 공연의 사전 홍보와 사진, 영상 촬영을 돕는다.
금씨는“현장에서 직업을 경험해보고 싶어 서포터즈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금씨는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인터뷰 촬영을 담당했다. 공연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과 관객들의 인터뷰를 촬영하는 일이었다.

금씨는“기획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해봤지만 인터뷰는 처음이라 긴장 됐다”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어느새 분위기를 주도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이번 기회를 통해 공연기획의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힘들긴 했지만 인생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인재(국문·08)씨도 연출 관련 직종을 탐방하고자 SBS에서 연수생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인을 통해 예능 PD를 소개받아 그 밑에서 연출을 배웠다.

연수생들은 직접적으로 업무에 투입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스태프들을 보조한다. 이씨는 매주 일요일 방영되는 ‘육감대결’이라는 퀴즈프로그램을 담당했다.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기왕 간 것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에 복사 심부름부터 영상자료 찾는일까지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어요.”

이씨는 이번 경험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프로그램 하나가 방영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음향효과 하나, 자막 위치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나니 평소에는 웃고 지나갈 자막 하나도 신경 써서 보게됐어요.”

현직 연출가들의 프로정신을 한 달간 체험했던 이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동안 나태했던 마음을 추스려 활기찬 새 학기를 준비 중이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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