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산학협력 중> 한국대학, 산학협력이 살길이다
<세계는 지금 산학협력 중> 한국대학, 산학협력이 살길이다
  • 이한나 기자, 최아란 기자
  • 승인 2009.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싱가포르 산학협력, 인재를 키우다
<2>일본 산학협력, 활발한 연구 장려
<3>한국대학, 산학협력이 살길이다

싱가포르, 일본 대학의 활발한 산학협력 활동은 질 높은 연구 성과와 고급 인력 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국내 대학은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산학협력을 통한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본교는 주요 타대에 비해 특허 수, 계약 체결을 통한 수입액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은 본교를 비롯한 국내 대학의 산학협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지는 본교와 국내 대학의 산학협력 현황을 파악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봤다.              

한양대 산학협력 수익 47.6% … 본교 3.6%에 그쳐

본교의 산학협력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으로 공과대학, 의과대학 등 응용과학 분야의 약세와 체계적 지원의 미비가 지적됐다.

2008년 대학공시정보 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에 공시된 ‘산학협력 자금수입결산서’에 따르면, 본교의 산학협력 수입액 중 ‘산학협력수익’은 약 3.6%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대는 47.3%, 한양대는 47.6%였다. 산학협력수익은 기업체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전체 산학협력 총 액수에서 산학협력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대학의 산학협력이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본교 기술 이전 수입액, 한양대의 1/15에 그쳐
본교의 산학협력은 2004년 설립된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본교에서 진행되는 2천860개의 연구 중 정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는 28.8%(824건)를 차지한다.

본교에서 기업과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연구소는 전자공학과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공동 설립한 ‘이화­하이닉스반도체공동연구소’, ‘세포신호전달센터’ 및 ‘영인프런티어’ 등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는 이공주 교수(약학과)의 NCRC, 최진호(화학·나노과학과), 우정원 교수(물리학과) 의 SRC 등이 있다. 또 서강대, 연세대, 홍익대 산학협력단으로 구성된 ‘신촌 밸리’를 통해 기술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알리미’의 2009년 공시정보에 따르면 본교의 지난해 특허 출원 건수는 국내 97건, 국외 34건이었다. 그 중 국내 35건, 국외 8건이 특허청에 등록돼 32.8%의 특허 등록률을 보였다. 반면 특허 등록 후 기업과의 계약으로 이어진 연구 건수는 13건, 수입액은 4억2천5백만원에 그쳤다.

서울대의 출원 건수는 국내외 1천24건으로 본교 출원 건수의 7.8배에 이른다. 한양대는 지난해 총 560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특허 등록률은 43.9%였다. 기술이전 수입액은 66억원이었다. 한양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으며, 이 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기술’을 해외 기업에 팔아 1백5십만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연세대는 56건의 신기술 이전으로 9억7천만원의 수입을 올렸고 고려대, 성균관대도 각각 10억원, 8억5천만원을 벌었다.

한양대와 연세대는 고려대, 성균관대, KAIST와 함께 ‘2009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산학협력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한양대는 최우수 TLO(기술이전전담조직)상을 수상했고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KAIST는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한양대, 연세대, KAIST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대학에 선정됐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위 5개 대학은 2006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추진하는 ‘커넥트코리아(CK)사업’에 참여해 지난해 241건, 105억원 상당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했다. CK사업은 교과부와 지식경제부가 신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대학, 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에 2010년까지 매년 6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본교를 비롯한 34개 대학이 참여해 지원을 받고 있다.
 
△응용과학 분야 약세, 특허 등록과 기술 이전 등 체계적 지원도 부족해
본교의 산학협력 성과가 부진한 요인으로는 ‘응용과학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 조지형 산학협력단장은 “본교는 산학협력에 유리한 응용과학보다는 기초과학이 더 발달 돼있다”며 “연세대, 한양대 등은 자동차 등의 응용과학이 발달해 특허 건수 및 수입액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대학원 바이오융합과학과 배윤수 교수(생물과학과)는 “본교 응용과학분야는 산학협력 측면에서 보면 초보적 단계”라며 “신약 개발을 위한 여러가지 플랫폼 체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기술 이전, 특허 등록 등 연구 성과의 법적, 행정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원기구 및 인력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정낙신 교수(약학과)는 “연구자가 기술 이전할 때 법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본교에 특허의 기술력과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해주는 기구가 존재한다면 기술이전이 훨씬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형 산학협력단장은 “본교 산학협력단에 소속된 변리사, 변호사는 없지만 특허청에서 파견되는 어드바이저가 1명 있다”며 “기술 이전과 관련한 법적, 행정적 문제가 발생하면 특허사무소와 상의한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특허를 해외 기업으로 이전할 때 변리사 3명, 미국 변호사 1명과 기술지주회사 소장을 투입해 협상을 진행했다. 한양대 산학협력단 연구진흥과 장기술 과장은 “연구자는 기술 이외의 부분에 대해 완벽히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법적, 행정적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며 “업무 세분화와 고급 인력 투입은 한양대가 산학협력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지형 산학협력단장은 본교의 산학협력 증진을 위해 응용학문의 발전을 강조했다. 조 단장은 “공대, 의대 분야 연구가 확장돼야 산학협력 연구가 활발해진다”며 “이를 통한 특허 및 기술 이전 건수의 증가를 토대로 본교에도 기술지주이전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김창남 사무관은 “외국 서적 등의 연구 장서 확충과 연구를 위한 전산 강의 구축도 활발한 산학 협력을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정낙신 교수는 “실험공간과 연구 시설 부족도 문제”라며 “학교차원의 공간과 시설 지원은 외부의 고급 인력 및 산학협력 연구소 유치로 이어져 원활한 산학협력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 기업과 신뢰 형성 못해 싱가포르보다 인턴십 자리 적어

우리나라 대학은 기업이 제공하는 인턴십 자리가 싱가포르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정보공시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울 소재 25개 대학에 2008년 제공된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자리는 8천236개였다. 반면 싱가포르 기업들은 한 대학에 매해 평균 6천개의 인턴십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국립대(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난양기술대(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싱가포르경영대(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등 3개의 종합대학이 있다. 난양기술대에는 올해 약 6천2백개의 인턴십 자리가 만들어졌으며 2천1백여명의 학생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난양기술대 ‘커리어&어태치먼트 오피스(Career&Attachment Office, CAO)’ 차마인(Charmaine Ng) 직원은 “한 학생이 2∼3개의 프로그램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대학생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업무를 익히고, 졸업 후 인턴십을 한 회사에 취직하기도 한다. 난양기술대 CAO 통계자료에 따르면 졸업생 중 약 40%가 인턴십을 했던 회사로 취직했다.

국내외 학자들은 우리나라의 산학협력체계가 발전하려면 기업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로 푸이 와(Loh Pui Wah) CAO 연구원은 “난양기술대는 26년간 기업과 쌓은 신뢰를 통해 다양한 인턴십 제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인턴십은 학생의 취업과 기업의 인력 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싱가포르에 다양한 인턴 자리가 확보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이 인턴사원의 역량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인턴사원으로 투입된 학생은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일반 사원이 맡는 실무를 체험한다.

싱가포르국립대 김수진 교수(산업시스템공학과)는 “일부 인턴십은 프로젝트 기간에 따라 근무기간이 10년에 달한다”며 “기업이 인턴사원의 역량을 신뢰하기 때문에 정직원 못지않은 높은 임금과 복지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프로젝트 수행 후 기업이 학생을 자연스럽게 채용하는 경우도 잦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산학협력단 연구진흥과 장기술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프로젝트 기간이 평균 5년∼7년”이라며 “이는 기업이 단기적인 투자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중장기 프로젝트 투자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월) 제28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유망한 중소기업에 관한 더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젊은이들에게 제공하겠다”며 “산학연계형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시스템에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10월15일(목)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선진국처럼 산학연계형 ‘맞춤 직업·기술교육’을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교육부, 노동부, 지식경제부가 이른 시일 안에 협의해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해당 부처의 현실적인 대책은 미비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업 인턴십 자리 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며 “기존의 산학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hjnh87@ewhain.net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