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중선관위원) 17명 중 8명이 24일(화) 중선관위원직을 사퇴했다. 이 중 박수혜(동아리연합회), 박인혜(약학대학), 양두리(법학대학), 정도영(간호과학대학), 최은진(경영대학) 중선관위원 5명은 24일(화) 오후7시 18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 회의가 시작하기 직전 사퇴했다. 김민주(사회과학대학), 배지예(조형예술대학), 이휘원(사범대학) 중선관위원 3명은 같은 날 중선관위 회의 진행 중 ‘선거를 유보하고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안건이 부결된 후 사퇴했다.

사퇴한 간호대, 경영대, 동연, 법대, 약대 중선관위원들은 사퇴서를 통해 “중선관위 구성에 문제가 있고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한 중선관위의 목적이 망각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두리 중선관위원(법대)은 “특정 선본을 지지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부총학생회장이 중선관위원이 된 점, 전 Real 이화 선거운동본부(선본)에 과잉 제재조치가 가해진 점 등이 공정한 선거 진행이 아니라고 생각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도영 중선관위원(간호대)은 “정책이 상실된 선거, 원칙 없고 비민주적인 중선관위, 논란으로 얼룩진 선거에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투표하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판단해 사퇴했다”라며 “전 Real 이화 선본의 뜻에 동의해 사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8차 중선관위 회의 도중 사퇴한 이휘원 중선관위원(사범대)은 “전 Reset 이화 선본 까지 사퇴한 상황에서 더 이상 정책 중심의 선거는 힘들다”며 “학생들이 사실 확인과 가치판단을 하려면 투표를 중단하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중선관위원(사회대)은 “투표함을 지키고 학생들에게 투표 해달라고 권유할 자신이 없다”며 “중선관위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예 중선관위원(조예대)은 “중선관위원으로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은 점에 대해 자책감을 느끼고 있으나, 의미 없는 선거를 중선관위에서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남은 9명의 중선관위원 중 이날 회의에 참석한 8명 모두 선거 유보와 재선거에 반대함에 따라 25일(수)∼26일(목)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선거 유보에 반대한 사람은 임나연 중선관위원장, 김윤희, 김남지(인문대), 김도연(자연대), 김혜련(생활과학대학), 강민경(공과대학), 공미연(음악대학), 이창현(체육과학대학) 중선관위원이다.

임나연 중선관위원장은 “총학생회(총학) 선거기간은 학생들과의 공식적인 약속”이라며 “중선관위는 약속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중선관위원(자연과학대학)은 “섣불리 선거를 유보하거나 재선거를 실시하기보다 투표 결과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남지 중선관위원(인문과학대학)은 “선거를 미룬다고 해서 확실한 대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선관위원직 사퇴는 책임 회피”라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사퇴서를 제출했던 간호대, 경영대, 동연, 법대, 약대 중선관위원들은 교지편집위원회, 인문대 사회과학학회 ‘실바람’, 전 Reset 이화 선본, 전 Real 이화 선본과 함께 ‘올바른 선거와 학생회 건설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총학선거가 무산될 때까지 투표소에서 투표를 반대하는 피켓 선전을 하는 등 ‘총학선거 보이콧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대 중선관위원은 사퇴 이후 진행된 모든 총학 선거 과정에 불참했으며 조예대, 사범대 중선관위원은 투표소 지킴이를 제외한 총학 선거 과정에 불참했다.

강아영 기자 syungayoung@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