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 이상의 사람들, 특히 시골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는 ‘사분’이 비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사분은 불어 싸봉(savon, 비누)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렇다면 싸봉(savon)의 어원은 무엇일까? 게르만어 사이폰(saipon)에서 유래한 라틴어 사포(sapo)가 13세기에 싸봉(savon)이 되었다. 1세기 역사학자 플리니우스(Plinius)의『박물지(博物誌』를 보면, 골(Gaule)족은 동물성 지방(脂肪)과 회진(灰塵)을 섞어 만들어 머리카락을 붉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비누의 기원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 이전에도 세정제를 썼다는 기록은 많다. 7,000년 전 나일강 델타지역에 살던 이집트 사람들은 목욕을 신성한 행위로 여겨 흐르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 점토를 굳힌 물건으로 몸을 깨끗이 씻었다고 한다. 또 약 3,000년 전 초기 로마시대에는 사포(Sapo)언덕에서 양을 구워 신에게 바치는 풍습이 있었는데, 양을 구울 때 생긴 기름이 타고남은 나무 재와 섞여 강가로 흘러 들어갔고, 사람들은 이렇게 흘러든 물로 세탁을 하면 때가 잘 빠지는 것을 보고는 비누를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여겼다고 한다.

4세기에 남긴 세발에 관한 기록을 보면, 당시 비누의 사용은 매우 한정되었던 것 같다. 8세기에는 지중해 연안, 특히 이탈리아와 에스파냐에서 비누제조업이 활기를 띠었다.  그렇지만 비누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화학자 르블랑(N. LeBlanc)이 일반 식염으로 알칼리 액을 만들고 난 후부터다. 한편, 한국에 비누가 도입된 것은 19세기 초반으로, 프랑스 신부 리델(F.C. Ridel, 한국명 李福明, 조선교구 제6대 교구장)이 가져온 ‘싸봉’이라는 비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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