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타주(sabotage)는 “쟁의 중인 노동자에 의한 공장 설비·기계 등의 파괴, 생산 방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단어 자체는 불어이므로 불어 식으로 발음하자면 싸보따쥬(sabotage)라고 해야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중세불어 싸바뜨(savate, 오래된 구두)에서 찾을 수 있다. 싸바뜨(savate)는 싸보(sabot, 나막신)가 되었고, 여기에서 파생한 동사가 싸보떼(saboter, 시끄럽게 걷다)다. 싸보따주(sabotage)는 이 동사의 명사형으로, ‘시끄럽게 걷기’라는 뜻이다.

싸보(sabot)라는 나막신은 고대 로마시대 하층민이 신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특히 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 등지에 사는 농민들이 이 무거운 작업용 신발을 신었다.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로 통나무를 발 모양으로 도려 파서 만드는 방법과 바닥은 나무로 만들고 몸체 부분만 가죽을 대어 만드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 만드는 경우에는 버드나무·너도밤나무·호두나무 따위의 생나무를 몇 달 동안 햇볕에 충분히 말린 후, 발 모양에 맞추어 파낸 다음 광택을 내어 완성한다. 오늘날에도 프랑스 브르따뉴(Bretagne) 지방이나 네덜란드에는 다양한 싸보의 변형품이 유행하고 있다.

싸보따주는 중세 유럽농민들이 영주의 부당한 처사에 반항하여 수확물을 싸보로 짓밟은 데서 연유한다. 또 19세기에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나막신을 기계 속으로 던져 생산 설비의 작동을 중지시키기도 하였다. 요즈음도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농민들이 도로를 점유하고 사과·감자 등을 쏟아놓고 발로 밟거나 아예 트럭으로 밀어버리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싸보만 신지 않았을 뿐 그 행태나 의미는 똑같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