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산학협력 중> 싱가포르 산학협력, 인재를 키우다
<세계는 지금 산학협력 중> 싱가포르 산학협력, 인재를 키우다
  • 강아영 기자, 최아란 기자
  • 승인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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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싱가포르 산학협력, 인재를 키우다
<2>일본 산학협력, 활발한 연구 장려
<3>한국대학, 산합협력이 살길이다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국립대(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난양기술대(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싱가포르경영대(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3개의 종합대학이 있다.

싱가포르국립대는 게놈 연구소 등 12개 정부출연 연구소와 자체 설립한 대형 연구소 12개가 입주해 있는 연구 중심 대학이다. 싱가포르국립대는 이 연구소들이 보유한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정부와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싱가포르국립대가 수주한 연구는 633개, 완성된 연구는 748개다.

인턴십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는 난양기술대는 매년 4천명의 학생이 약1천개 업체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1984년 처음 시작한 난양기술대 인턴십 프로그램은 26년 동안 계속돼 오고 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실무와 유사한 사회 경험을 하며,  이 경험은 수업에 반영해 커리큘럼으로 강화된다.

싱가포르경영대는 2001년 8월 설립된 경영학 전문 단과 대학이다. 싱가포르경영대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30여개 업체와 산학협력 및 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또한 창업센터를 운영,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고 경영전략과 창업자금을 학생들에게 지원해 개인 사업가를 양성하고 있다.

본지는 10월28일(수)∼10월31일(토)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국립대의 산학협동 연구 현황, 난양기술대의 인턴십 제도, 싱가포르경영대의 창업혁신센터를 살펴봤다.

다양한 인턴십 제도로 학생 90%가 졸업 후 한달 이내 취업

난양기술대는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인턴십 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활성화된 인턴십 제도는 높은 취업률로 이어진다. 난양 기술대의 2007년 졸업생 취업 현황을 보면 4천487명의 졸업생 중 약 90%가 한 달 이내에 직업을 구했다. 난양기술대 경영대 학생 10명 중 9명이 졸업 전에 직업을 구했다.

1984년부터 ‘커리어&어태치먼트 오피스(Career&Attachment Office, CAO)’를 설립한 난양기술대는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를 졸업 필수 요건으로 하고 있다. 공과대학, 항만학과, 심리학과, 수학과, 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은 3학년, 회계학과, 경영학과 학생들은 2학년 때 8∼30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매년 3천500∼3천700명의 학생이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올해 난양기술대에는 약 6천200개의 인턴십 자리가 만들어졌으며 2천100여명의 학생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차마인(Charmaine Ng) CAO 직원은 “한 학생이 2∼3개의 프로그램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해외인턴십 기회도 마련돼 있다. 2007∼2008년에는 3천987명의 난양기술대 학생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중 8.1%인 322명은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베트남 등 해외에서 인턴십을 했다.

웡 페이샨(Wong Peishan, 회계과·3)씨는 작년 5월부터 8주 동안 독일에서 인턴십을 했다. 그는 회계법인 회사인 PwC(PricewaterhouseCoopers) 베를린 지점에서 새로운 회계감사 방법을 구상하는 일을 했다. 그는 “중학교 때 베를린의 역사를 배우면서 독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인턴십을 통해 직업을 구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교수, 학생, 기업간의 긴밀한 소통 속에 운영된다. 난양기술대는 인턴십에 참여하는 학생 1명당 교수 1명과 기업 관계자 1명이 감독자가 돼 조언을 해주도록 하고 있다. 차마인 CAO 직원은 “교수와 기업 관계자가 학생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이 열심히 일한다”며 “기업에서도 매년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작년 6개월간 환경보건안전 컨설팅 회사 ERM(Environmental Resources Management) 홍콩 지점과 삼성에서 인턴십을 한 리누스 천 치웨이(Linus Chen Qiwei, 화공·4)씨는 “기업 관계자와 지도 교수가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해줘 업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인턴십 참여로 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취직을 제안 받기도 한다. 말콤 웡(Malcolm Wong, 회계과·4)씨는 작년 8주 동안 보스턴 컨설팅 그룹 라틴 아메리카 지점에서 인턴십을 마친 후 취직 제의를 받았다. 그는 “졸업생이 되기도 전에 취직 제안을 받아 놀라웠다”고 말했다. 난양기술대 CAO 통계자료에 따르면 약 40%가 인턴십을 한 회사로 취직했다. 

로 푸이 와(Loh Pui Wah) CAO 연구원은 “기업들과 26년간 신뢰를 쌓아 다양한 인턴십 제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회사에 직접 찾아가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난양기술대 

기업 공동 연구과제 매년 2천건 이상

싱가포르국립대는 공기업을 비롯한 IBM 등 국내외 기업들과 연계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과대학(공대)의 경우, 컴퓨터 장비 업체 휴렛 팩커드(Hewlett Packard Company) 등 세계적 기업들과 연구하는 공동과제만 매년 2천건이 넘는다. 산학협력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기업으로부터 연구비, 장학금 등 풍부한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졸업생협회는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7월31일(금) 경영자문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싱가포르국립대의 연구진이 중소기업 경영진과 팀을 이뤄 1년2개월간 경제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연구하게 된다. 싱가포르기업연합회 텡 댕 다르(Teng Theng Dar) 대표이사는 “경영학을 수년간 공부해온 인재들이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세계 컴퓨터 판매시장의 약50%를 차지하고 있는 다국적기업 IBM도 컴퓨터 제조에 관한 연구과제를 싱가포르국립대에 맡기고 있다. 에이빅 로이차우드리(Abhik Roychoudhury) 교수(컴퓨터학과)는 ‘IBM Faculty Award 2008’을 수상해 고액의 연구비를 받았다. 에이빅 로이차우드리 교수는 “IBM은 수익금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며 “싱가포르국립대와 IBM은 앞으로도 연구 및 교육 파트너로서 협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국립대 공대 학생들은 공대 건물에 있는 IBM 컴퓨터실에서 공부하는 등 IBM으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김수진 교수(산업시스템공학과)는 “싱가포르 산학협력은 기업과 대학의 오랜 협동 과정”이라며 “기업의 이익 창출만이 목적이 아닌 학문 고양과 사회 발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대학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다”며 “대학은 정부로부터 충분한 연구비를 지원받는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국립대가 2008년 싱가포르연구재단으로부터 받은 연구비는 343만 달러(한화 약2천866억원)다.

산학협력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혜택도 크다. 싱가포르국립대 츄 엑 펑(Chew Ek Peng) 교수(산업시스템공학과), 리 루 해이(Lee Loo Hay) 교수(산업시스템공학과)와 함께 ‘컨테이너 환적 항만경쟁’을 주제로 연구 중인 배민주(항만학 전공 박사과정)씨는 전액 장학금을 지원 받고 월급도 받는다. 그는 “200달러(한화 약23만원)에서 시작한 월급이 지금은 2천500달러(한화 약290만원)”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장학금 제도를 신설하기도 한다. 해운업체 NOL(Neptune Orient Lines Limited)은 ‘NOL 장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항만학과 연구 활동에 21만 달러(한화 약1억7천500만원)를 지원한다.

김수진 교수는 산학협력체제가 활성화된 이유로 “장기 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꼽았다. 김 교수는 “싱가포르는 프로젝트 기간이 평균 10년 정도”라며 “3년∼5년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라도 중간평가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성은 프로젝트 연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민주씨는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 깊이 있는 학문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창업자 월 수입 약 4천만원

싱가포르경영대는 기업가 양성을 위해 창업을 원하는 학생과 외부인에게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을 전수하고 있다.

싱가포르경영대 창업혁신센터(Institute of Innovation & Entrepreneurship)는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usiness Incubator)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싱가포르경영대의 교수를 비롯해 컨설팅회사 피닉스 어드바이저(Phonix Adviser)의 산지브 미스라(SanJiv Misra) 전무이사, 미국 제록스 파크(Xerox Parc) 연구소의 존 실리 브라운(John Seely Brown) 전임연구원 등 각국 기업의 중역 50명으로 구성된 멘토가 의뢰인의 창업 과정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특허 출원, 마케팅방식 선정까지 회사 설립의 모든 과정을 구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설립된 회사는 25개다.

온라인 가방판매업체 ‘슬로우 로리스’(slow loris)와 게임개발업체 ‘타일러 프로젝트’(Tyler Project)는 모두 졸업생들이 재학시절 창업혁신센터에서 마케팅 전략을 배워 만든 회사다.

2007년 슬로우 로리스의 사라 입(Sarah Yip) 대표는 창업자금 5만달러(한화 약4천만원)로 사업의 첫 발판을 꾸렸다. 홈페이지 구축비 4천달러(한화 약330만원)를 제외한 자금의 대부분은 원재료 구입과 패션디자이너를 고용하는 데에 썼다.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모든 가방의 가격은 182.4달러(한화 15만2천원)로 통일했다.

사라 입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가격의 단일화까지 대부분의 사업방식은 싱가포르경영대 창업혁신센터의 사업가 멘토들이 제안해준 것”이라며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돼있지 않았던 당시에는 위험하고도 기발했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점차 인기를 얻어 현재 싱가포르의 대규모 쇼핑몰 비보시티(Vivo city),  탬피너스 몰(Tampines Mall)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사라 입 대표는 “한 달 수입이 약5만달러”라고 밝혔다.

타일러 프로젝트의 레너드 린(Leonard Lin) 대표도 2004년 싱가포르경영대 창업혁신센터의 자문을 받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사업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타일러 프로젝트에 가입한 회원은 약 1백만명이다. 연 매출은 1백만달러(한화 약8억3천만원) 이상이다.

창업혁신센터의 아델린(Adeline C. Tan) 연구원은 “사회에 이바지할 기업가 양성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도 창업 분야에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개인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싱가포르연구재단은 5월 창업자 육성을 위한 2천200만달러(한화 약183억8천만원)를 싱가포르경영대를 비롯한 3개 대학에 수여했다.

강아영 기자 syungayoung@ewhain.net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