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약자인 사람에게 무릎을 굽히고 눈높이를 맞추는 배려가 필요해요. 그것이 웃음과 대화의 핵심이죠.”

방송인 김제동 씨의 ‘20대여,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괜찮다’ 강연이 12일(목) 오후6시30분 ECC B142호에서 열렸다. 문화기획동아리 ‘이루다’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약 350명의 학생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김제동씨를 소개하는 3분간의 영상이 끝나자 김씨가 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로 등장했다. 김씨는 머뭇거림 없이 단상 위에 서자마자 책상과 화이트보드를 구석으로 밀쳐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막는 것은 좋지 않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의 주제는 ‘사람들과 잘 이야기하는 방법’이었다.

김씨는 대화 할 때의 자세를 첫째로 강조했다. 그는 “가슴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가슴으로 듣고, 머리로 나오는 이야기는 머리로 들으면 된다”며 “시선이 가는 방향대로 손을 움직이고, 눈이 마주치는 사람에게 눈빛을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라며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무릎을 꿇고, 키가 큰 사람과 대화할 때는 고개를 들어 그 사람 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둘째 방법으로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을 알고 상대방의 관심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화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공통점을 찾아 친밀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방법으로 대화에서의  유머를 강조했다. 웃음은 굳어있는 분위기를 깰 수 있다. 그는 타인을 웃기는 방법에는 ‘본인을 낮추는 방법’과 ‘타인에게 독설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인에 대한 독설이 유머가 되는 데는 반드시 힘이나 권위로 상대방이 공격을 받아도 전혀 상처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경우 성사된다”며 “약자에 대한 독설은 폭력이 될 뿐이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머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을 때 생겨난다. 그에게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상식’이라는 지식체계가 없어 상상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우리는 사회로부터 주입된 일정한 기준과 틀을 갖고 생활한다. 그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창문을 없애야 한다”며 “아이들처럼 세상을 완벽히 자기 세상으로 바라볼 때 유머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그는 “대화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선을 무너뜨리고 나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숲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대화의 핵심은 웃음에 기반한 애정과 신뢰다. 웃음이 없는 곳에는 발전도 없고, 유머가 없는 곳에는 더 이상의 창조가 없다. 김씨는 학생들을 향해 큰 절을 했고 몇몇 학생들은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자기 행복은 자신이 결정하세요. 그대,  20대 자체로 아름답고 존재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신사임 기자 ssistory@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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