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세 라모스­호르타(Jose Ramos­Horta) 동티모르 대통령이 10월29일(목) 중강당에서 ‘우리 시대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은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대학(WCU)’ 사업의 일환으로 평화학연구소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초빙해 강연을 진행하는 ‘적극적 평화로 가는 길’ 교육프로그램의 첫 번째 행사였다.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식민통치와 대량학살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비폭력 저항운동을 통해 동티모르의 독립을 이끌어 199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서구와 무슬림 문화권 등의 분쟁 지역에서 갈등을 해소하는데 이바지했고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위협과 세계의 주요 안보 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핵화와 세계 주요 지역의 안보확립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만의 노력이 아닌 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들이 협력을 통해 독립을 이룬 동티모르의 사례를 언급했다. 동티모르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종속됐던 25년 동안 20만 명의 동티모르인들이 학살, 유린당했다. 그는 “동티모르는 계속 투쟁했지만 좀처럼 독립을 쟁취하기 힘들었다”며 “우리는 유엔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도네시아 정권을 붕괴시키고 독립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에 위치한 동티모르는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으나 1976년 인도네시아에 강제 병합됐다. 그 후 25년 간 독립 투쟁을 전개한 끝에 2002년 독립을 선포한 21세기 최초의 독립공화국이 됐다.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은 사회의 기초적인 단위인 가정, 학교에서의 평화 정착도 강조했다. 그는 “집과 학교에서 평화와 조화의 분위기가 정착되고 이것이 지역으로 확산되면 결국 한 국가의, 전 세계의 평화로 번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은 2000년 노벨위원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애썼던 인물”이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끊임없는 그의 노력은 한국의 민주화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민주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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