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과 함께하는 역사문화체험’이 10월9일(금) 오후2시 경기 고양시 서오릉에서 70여명의 재학생과 함께 진행됐다.

서오릉은 경릉, 창릉, 명릉, 익릉, 홍릉의 5개 능으로 이뤄져 동구릉 다음으로 큰 조선왕조 왕실의 가족무덤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돼있다.

이배용 총장은 답사 시작에 앞서 “능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며 “능을 둘러보면서 역사를 되새겨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배용 총장은 명릉부터 익릉, 경릉, 홍릉, 창릉까지 차례로 이끌며 왕릉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무덤은 묻힌 사람의 신분에 따라 능(陵), 원(園), 묘(墓)라고 달리 불린다. 왕과 왕비는 ‘능’, 왕세자와 왕세자빈은 ‘원’, 군이나 후궁은 ‘묘’라고 한다. 서오릉에는 덕종과 소혜왕후의 능인 경릉, 예종과 안순왕후의 창릉, 숙종과 인현왕후·인원왕후의 명릉, 인경왕후의 익릉, 영조와 정성왕후의 홍릉이 있다. 이 5개의 능 이외에도 순회세자의 무덤 순창원과 숙종의 후궁으로 많은 역사적 일화를 남긴 희빈 장씨의 무덤이 있다.

이 총장은 명릉에서 석물(石物)들이 가진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봉분 앞에는 제향을 지낼 때 혼령이 나와 앉아있다 간다는 상석(床石), 봉분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망주석(望柱石), 능을 수호하는 문인석(文人石)과 무인석(武人石)이 있었다. 석양(石羊)과 석호(石虎)는 악귀를 쫓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배용 총장은 “석조 구조물 하나하나에도 깊은 뜻이 담겨있으며 능 안에서 각자 나름의 역할이 있다”며 “여러분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릉에서 홍릉으로 가다보면 희빈 장씨의 묘인 대빈묘가 보인다. 희빈 장씨는 한 때 숙종의 총애를 받아 인현왕후를 내쫓고 왕비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현재 그의 묘는 숙종 능과는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초라하게 놓여있다. 이배용 총장은 “살아있을 때의 욕망이 죽은 뒤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되, 중도를 지키며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릉 앞에서는 “님을 기다리는 그리운 마음의 능”이라는 설명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홍릉은 정성왕후의 능으로,  영조와의 합장릉으로 꾸며졌다. 그러나 정조가 풍수지리설을 내세워 영조의 능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결국 홍릉은 정성왕후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여진(언정·08)씨는 “총장님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왕릉 산책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외국인 학생 30여명이 참가했다. 베트남에서 온 뷔띠뚜히엔(여성학·09)씨는 “총장님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한국학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이배용 총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것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표정의 기자 pyo-justice@ewhain.net
 사진제공:홍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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