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 독서의 계절을 맞아 가까운 문학관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들의 손때 묻은 육필원고와 편지, 애장품부터 동료들과 찍은 사진들, 누렇게 낡은 초판 서적들까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희귀 자료들로 가득한 <영인문학관>에서 문인들의 향기를 느껴보자.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영인문학관>은 1910년대부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문인들의 작은 소품 하나하나를 수집하고 기획 전시하는 ‘문학 박물관’이다. 1969년 이어령 명예석좌교수가 연 <한국문학연구소>에서 발전한 영인 문학관은 문인초상화와 자화상 200여 점, 선면화 270여 점, 서화 300여 점, 문방사우 300여 점, 육필원고 1천여점 등 국내 문학사의 귀중한 자료 9천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영인문학관에서는 2001년 개관 이래 문인들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나 캐리커쳐 등을 모아 전시한 ‘얼굴의 문학사’와 ‘작고문인 육필 원고전’, ‘문인 서화전’, 필기도구와 문학과의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지필묵의 문화사’ 등 소장 자료들을 테마별로 기획해 지금까지 총 21회의 전시회를 열어왔다.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은 “여러 번 교정을 본 육필 원고에서는 작가의 고뇌를, 편지에서는 작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자료들을 정리해 전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인문학관에서는 ‘한국 문학, 그 새벽에 온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광수·김동인·주요한 3인展’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1920년대 활동했던 문인들로 창조파-기독교-서북(西北)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0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1938년 박문관에서 출간된 이광수의 소설 「사랑」과 세 작가의 육필 자료, 김동인이 감옥에서 부인에게 보낸 편지, 주요한의 흉상 등이 전시된다.

전시를 관람한 장안대 이미화(문예창작·09)씨는 “전공 교수님 추천으로 전시에 오게 됐다”며 “작가들의 초고와 애장품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두 시에는 세 작가에 대한 대학 교수들의 강연도 들을 수 있다. 26일 이재선 서강대 명예교수의 <이광수론>강연에 참석한 박인성(서강대 국문과 석사과정·09)씨는 “이광수 문학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신 분의 견해를 짧지만 핵심적으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학문적인 동기와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지식인으로서 대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며 “문학관에 들러 강연도 듣고, 작가들이 남긴 생생한 자료들을 직접 보면 더욱 문학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는 오전10:00 부터 5:30까지 관람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 2000원이다. (문의:379-3182)

 유지현 객원기자 smile090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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