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 비데(bidet) : ‘조랑말’이라는 뜻
<어원인문학 교실> 비데(bidet) : ‘조랑말’이라는 뜻
  •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 전공)
  • 승인 20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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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웬만큼 사는 집이면 화장실에 비데 하나쯤은 놓고 산다. 이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 바로 비데이다. 정작 서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물건인데 말이다.
사전에는 비데를 찾아보면 “위생 도기(陶器)의 일종으로 용변 후 생식기와 항문 주위를 세척하는 데 쓰이는 기구[명사]”라고 나온다.

세척기의 중앙부에는 가는 관이 나와 있고 이 관을 통해 적당한 온도의 물줄기가 분출하여 국부를 부드럽게 세척해주기 때문에 치질, 방광염, 질염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하고, 여성들의 월경과 산후조리 시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요즈음 우리 주변을 보면 이 세척기를 집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세척기의 명칭이 불어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조랑말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어원상으로 보면 비데(bidet)는 ‘종종 걸음으로 빨리 달리다’라는 뜻의 고대불어 비데(bider)에서 온 말이다. 어원 불명인 이 동사는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 동사다. 어쨌든 아마도 이 동사는 조랑말의 뛰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고, 16세기에 이 동사로부터 비데(bidet, 조랑말)가 파생되어 나왔다.

그렇다면 조랑말과 이 용기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것은 앉는 자세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앞서 말한 대로, 비데는 16세기에 프랑스의 귀족사회에서 기르던 애완용 조랑말을 가리켰으나, 18세기 중엽부터는 말 타듯이 걸터앉아 사용하기 시작한 뒷물용 용기도 가리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