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화캠퍼스복합단지, 통칭 ECC가 개방된 지 곧 2년이 되어간다. 화사하고 모던한 이미지로 학생들에게 깔끔하고 넓은 강의실과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ECC는 나에게 공강시간이면 자연스레 걸음이 향하는 교내 최고의 장소이다.

그런데 이 ECC, 누구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휴게공간이나 간이소파를 보면 누워서 잠을 자는 사람들, 또 테이블 위에 원탁을 혼자 차지하고 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하 4층 편의점 옆 공간은 또 어떤가. 테이블 위에는 언제나 전 사람이 버리고 간 책자나 전단지들, 치우지 않은 채 놓여있는 음식물 통이나 비닐들이 즐비해 있다.

가장 보기 안 좋은 것은 좌석 수가 부족한 ECC 열람실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서도 자리를 반납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경우이다. 수면실 또한 마찬가지이다. 번호표를 뽑아서 갔는데도 내 자리에 이미 누가 누워 있어, 피곤한 몸을 다시 돌려야 하는 날이 있다. 다행히 자리를 잘 잡아 담요를 덮고 눈을 감아도, 여기저기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이 울리고 문자 치는 소리는 또 어떠한가.

ECC가 처음 생겼을 때, 공간활용 용도나 설계의 실리성 등으로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우리의 공간을, 앞으로 어떻게 더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우리 이화인과 이화 교정을 찾는 외부인 모두가 함께 조금만 더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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