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가 ‘2009년 아시아대학평가’(조선일보와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가 5월 공동 실시)에서 종합대학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23일(수) 발표된 ‘중앙일보 2009 대학평가’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이번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국제화, 교수연구, 교육 여건 및 재정, 평판·사회진출 네 부문에서 평가됐다.

이번 평가는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어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영어강좌·외국인 교수·외국인 학생 비율을 비교한 점, 이공계대학과 종합대학의 SCI 논문 수 등으로 교수연구 부문을 평가한 점이 문제시됐다.

코스닥에 상장된 법인의 임원 수를 점수화해 ‘평판, 사회진출 부문’을 평가한 것은 여자대학에 불리하다. 여성의 사회진출 부족은 사회적인 문제인데 이것을 대학의 책임으로 전가시킨 셈이다. 특히 본교는 사범대와 예술계열 졸업생이 많아 약 30%의 학생들이 중앙일보가 제시한 사회진출 부문에 해당되지 않는 곳으로 진출하고 있다. 평가를 하려 했다면 각 대학의 특성 분야를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QS는 졸업생 평판도를 10%만 반영하고 있다. 이는 평판·사회진출도를 25% 이상 반영하는 중앙일보에 비해 공정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지표에도 단점은 있다. 전체 점수의 60%를 연구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 점수의 30%를 특정 학자들의 평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비해 공정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평가 후 늘 제기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평가는 언론기관의 연례행사처럼 자리한 지 오래다. 줄 세워진 대학 순위표는 ‘대학 서열’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여기저기를 수년간 옮겨 다닌다. 언론의 대학평가가 학벌주의와 엘리트주의를 더 고조시키는 것이다. 

프랑스는 대학의 서열화를 막기 위해  파리1대학, 파리2대학 등으로 대학 이름에 숫자를 붙였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양한 분야의 성취를 위해 각국의 대학 서열을 없애려는 이 시점에, 각 대학들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잣대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과연 생산적일는지 의문이 든다. 교수 연구나 사회적 평판이 낮더라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든지, 동아리 활동이 우수한 대학이 있을 수 있다.

언론이 수치로 나타날 수 있는 가시적인 지표들로 대학을 계속 평가한다면, 각 대학은 이 지표들에 얽매여 대학 문화의 본질인 다양성을 잃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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