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진출한 선배 3인을 만나다

외국계 기업에 많은 구직자들이 몰리고 있다. 채용정보 사이트 사람인(saramin. co.kr)의 7월 조사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의 입사 경쟁률이 61:1로 대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외국계 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을 찾아 취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면접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에스티로더 한혜정씨

한혜정(경제·09년졸)씨는 작년 11월 코스메틱 회사인 에스티로더에 입사해 플래닝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씨의 주요업무는 회사의 연간수익과 지출비용, 국제환율의 변화에 따른 매출의 증감과 같은 숫자들의 추이를 분석해, 현황을 파악하고 회사의 연간 재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한씨는 4학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경험한 P&G에서의 인턴 활동을 마친 후, 2개월 동안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를 했다. 그 중 한씨가 입사한 ELCA Korea의 고용 절차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제출뿐만 아니라 개인 역량 면접, 영어 시사 프레젠테이션 면접, 실무진 면접, 최고재무관리자(CFO)와의 면접, 인사부서담당자와의 면접, 최고경영관리자(CEO)와의 면접 등 6번의 면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씨가 입사한 ELCA Korea 외에도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들은 국내기업에 비해 면접의 횟수가 많고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씨는 이런 특성을 감안해 취업 준비 당시 면접 준비에 중점을 뒀다.

연습을 위해 염두에 두지 않았던 회사들에도 지원해 면접을 봤다. “사설학원을 통해 면접을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학원에서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긴장감 있었거든요.” 한씨는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실전에 익숙해지기 위해 스무번이 넘는 면접을 봤다. “면접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면접 후에는 항상 2인분 정도는 거뜬히 먹었죠.”

면접에서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 지 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한씨는 자기소개서에서 그가 회사와 직책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뉴스, 인터넷 등의 매체로 지원할 회사들과 임원진의 스타일을 파악했다. 그 후 자신의 경험과 성격 같은 요소들 중 그 회사에 맞는 부분을 부각시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외국문화를 자주 접해 외국계 기업에 적응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득하고, 금융 학회 활동은 분석력을 키워줬다고 말했죠.”

에스티로더 인사과 나숙영 부장은 한씨에 대해 “이화이언 운영진 경험, 봉사활동, 인턴십 등 학외 활동이 활발했던 점을 높이샀다”고 말했다.
한씨는 앞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APEC 지역, 미 본사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일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영어 말하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에르메스 이윤아씨

지난해 10월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에 입사한 이윤아(불문·97년졸)씨는 현재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대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회사의 모든 이벤트, 광고, VIP고객의 정보관리를 담당한다.

이씨는 졸업 후 이탈리아로 4년간 유학을 다녀온 후 타 회사에서 근무하다 에르메스로 이직했다. 이씨의 취업에는 인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외국기업에서 근무하던 지인이 상사에게 홍보인사로 추천한 것이다.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서 패션홍보에 관해 공부했던 점, 패션에 대한 열정 등을 고려했을 때 제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대요.” 이씨는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에 아는 사람이 많으면 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기쉽다”고 조언했다.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데 있어 이씨가 가장 중요시 여긴 점은 영어회화 실력이다. 이씨는 외국계 취업 준비생에게 영어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하고 영어회화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 노력했다. “문법이 틀리는 것을 겁내지 않고 무조건 말을 많이 하려고 애썼어요. 그리고 일하고자 하는 분야가 패션분야였기에 패션잡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들을 대화에 자주 응용하려고 했죠.”

이씨는 이탈리아 유학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학했던 학교에서 연결해주는 인턴십도 적극 활용 했다. 그는 쇼룸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각 브랜드의 바이어(구매상)들이 적절한 상품을 사갈 수 있도록 도왔다. “밀라노와 같은 패션의 도시에서 상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씨는 패션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국내 신인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키워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지만 가능성 있는 디자인 브랜드가 있다면 제 마케팅과 홍보 능력을 통해 그 브랜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인턴십을 통해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 외국계 금융회사 나드리씨

2006년 8월에 외국계 금융회사인 G기업에서 인턴 활동을 했던 나드리(국제사무·02년졸)씨는 현재 G기업 주식업무부 과장이다. 시장에서 이뤄지는 매매관련 제반사항들을 담당하는 것이 나씨의 주요 업무다.

나씨가 G기업에 인턴직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무학과에서 제공해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G기업에서 인턴직으로 일하면서 나씨는 그 기업에 정식으로 채용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기적으로 가지던 매니저와의 인터뷰에서 그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매니저는 결국 그의 근면성을 높이 샀고 그를 정식사원에 추천했다. 덕분에 그는 남들은 10번이 넘는 인터뷰를 하고도 들어가기 힘든 회사에 단 2번의 면접으로 입사하게 됐다.

나씨는 입사를 원하는 회사가 있다면 해당 회사에서 인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취업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가진 능력을 회사에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꼭 필요해요.”

이어 나씨는 영어 회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나씨는 영어 회화실력을 늘리기 위해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기도 했다. “영국유학으로 영어 회화실력이 늘었다기보다 외국인들과의 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영어를 써야만 했던 외국계 기업의 인턴 과정도 그의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나씨는 “외국계 기업이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입사를 하겠다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 일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각 회사가 자신이 원하는 근무 환경을 갖추었는지 충분히 조사한 후 지원할 기업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반드시 이 곳이 아니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기업을 선택해서 준비해야 취업 후에도 후회가 없어요.”    

글·사진: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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