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 제작 마무리 위해 작업실에서 밤샘… TV로 방송될 예정

20일(일) 오전10시. 휴일 아침에도 생활관 3층 복도는 활기가 넘친다. 양팔에 옷을 잔뜩 든 학생, 옷이 빼곡히 걸린 옷걸이를 미는 학생이 바삐 지나다닌다. 308호 교실에는 교수님의 평가를 받으려는 모델들이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일렬로 서있다.

이인성 교수(의류학과), 의류직물학과(의직과) 학생 25명, 헬퍼(패션쇼 준비 도우미)들은 9개월째 패션쇼 준비에 몰두해왔다. 28일(월) 오후7시 정문 앞 잔디광장에서 진행되는 의직과 졸업패션쇼 ‘VIP;arty’를 위해 주말에도 분주한 이들을 만났다.

패션쇼 준비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25명의 학생들은 1명당 서너벌씩 총 85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이날은 헬퍼나 디자이너가 직접 의상을 입고,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이 교수에게 평가받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전10시에 시작된 평가는 오후6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평가가 진행된 8시간 내내 이들은 쉴 틈이 없었다.

“은색 스타킹 없니? 옷에 어울리는 색으로 맞춰야지.” “손에는 아무것도 안 들던가? 뭔가 하나 들어요.” 각양각색 의상을 입고 한 줄로 늘어선 학생들의 앞에 멈춰선 이 교수가 액세서리에 관해 조언했다. 평가가 끝난 학생은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서둘러 앞 교실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의상에 어울리는 색을 찾기 위해 양 다리에 서로 다른 스타킹을 신기도 하고, 머리에 꽂았던 깃털장식을 손에 들어보기도 했다. 시중에서 찾기 어려운 모자나 부츠 등의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온 학생들도 있었다.

“오늘도 의상 마무리하느라 작업실에서 밤을 샜어요. 동대문 야시장에서 재료 구하다가 밤샌 친구들도 많아요.” 이하나(의직·06)씨는 의상과 어울리는 구두를 찾지 못했는지 평가 진행 중에도 노트북으로 구두 쇼핑몰을 둘러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캐주얼 펑크’와 ‘글램 펑크’ 등을 주제로 총 세 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이번 패션쇼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년 가까이 작업을 진행해왔다. 학생들은 작품을 만드는 실기수업이 없는 날에도 공강시간을 활용해 작품 제작에 매진했다. 안혜라(의직·06)씨는 ‘프린세스’를 주제로 한 에머랄드색 원피스 세트, ‘퀸’을 주제로 한 금색 원피스 세트 등을 제작했다. 안씨는 “그동안 배운 내용을 종합해 작품으로 완성하니 뿌듯하다”며 “패션쇼가 끝나면 한가해지겠지만 동고동락한 친구들을 자주 못 볼 것 같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의상을 평가하고 난 이 교수는 “작년 패션쇼보다 손이 많이 갔다”며 “패션쇼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 힘들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한 만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상 제작 과정에서부터 작업을 도왔다는 헬퍼 김혜연(의류·09)씨는 “선배들을 도와 구슬장식을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달았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4학년이 되면 졸업패션쇼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의직과 졸업패션쇼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산학연(산업체와 학교의 연합연구) 협력사업에 선정돼 (주)아이디룩, (주)에이다임 등의 업체들과 함께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의 작품 중 일부는 실용화돼 협력 의류업체 ‘레니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패션쇼는 행사 당일 CJ온쇼핑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MBC every1의 오락프로그램 ‘지금은 꽃미남시대’ 촬영도 함께 진행된다. 개그맨 박명수와 정형돈, FT아일랜드의 최종훈과 송승현, 모델 홍종현이 홍보팀과 모델팀으로 나눠 패션쇼에 참여한다. 패션쇼가 끝난 후 29일(화), 10월6일(화) 2주에 걸쳐 졸업패션쇼 관련 방송이 방영될 예정이다.

 글·사진:문호은 기자 h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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