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대학평가 평가지표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각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본교가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본교는 5월12일(화)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국내 6위를 차지했지만, 23일(수) 중앙일보에서 발표한 대학평가 순위에서는 12위를 했다.

본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대해 종합순위 선정 시 특성화 대학과 종합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점, 공정하지 않은 사회진출도 평가기준을 사용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순위, 대학 별 특성·질적 수준 반영 안돼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의대, 공대 등 연구력이 뛰어난 학과가 발달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했다. 때문에 본교의 질적 노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 평가는 각 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에 만점을 주고, 나머지 대학의 점수를 최고 수치에 대한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점수 계산법을 사용했다. 이런 계산법에 대해 김효근 기획처장은 “영어강좌 지표의 경우 1위와 2위의 차이가 너무 커 차상위권 대학들의 점수가 지나치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지표에서 만점인 20점으로 1등을 차지한 카이스트는 전 과목 중 67.94%가 영어강의다. 본교는 영어강좌 비율이 20.23%로 9위였지만 6점을 얻었다.

조지형 연구처장은 교수 당 SCI논문 수를 계산하는 과정도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일보에서 SCI 논문 수 평가 시 사용했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학교명을 입력하면 교수와 대학원생의 논문이 동시에 검색된다”며 “교수의 논문과 대학원생이 쓴 논문을 구분해서 갯수를 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지형  처장은 “중앙일보는 대학원생이 작성한 논문까지 교수가 작성한 것으로 계산했다”며 “이런 계산법은 연구생이 많은 대학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본교는 SCI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대학원생이 적으므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평가가 대학의 질적 향상 노력을 반영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예를 들어 평가항목 중 교수확보와 관련된 지표는 교수 당 학생 수, 교수 확보율, 외국인 교수 비율 밖에 없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본교는 단기적으로 교원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우수 교수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연구수준 을 높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WCU사업을 통해 세계 석학 유치에 성공했고 우수교원 위주로 신중하게 교원을 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의 경우 연구의 질적 수준 반영을 위해 전 세계 학자들을 대상으로 학계 평가를 조사했다.

△평판·사회진출 점수 400점 중 110점… 평가기준 논란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에 400점 중 110점을 배정했다. 평가기준 중 평판·사회진출도의 11개 척도에서 사회진출도를 의미하는 4개 항목은 취업률, 고시(행정, 사법 등 각종 시험) 합격자 수, 공인회계사와 변리사 수, 코스닥에 상장된 법인의 임원 수다. 본교 출신의 코스닥 상장 법인 임원 수는 35명이다. 반면 인하대는 347명, 한국외대는 408명 이었다. 코스닥 상장 법인의 여성 CEO비율은 2008년 기준으로 1천242명 중 1.3%인 17명이다.

중앙일보는 사회진출도를 고시 합격자와 법인 임원 등의 범위로 한정시켰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사범대와 체육학과, 무용과, 조형예술대학 등 예술계열 졸업생이 많은 본교는 사회진출면에서 다른 대학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졸업생 3천480명 중 사범대 졸업생은 567명, 체육과학대와 음악대, 조형예술대학 졸업생은 592명이다. 본교생의 약 30%가 중앙일보에서 제시한 코스닥 상장사 임원, 공인회계사 등과 크게  관련이 없는 공부를 하는 셈이다.

한편, 지난 5월 조선일보와 QS가 공동으로 실시한 아시아대학 평가는 연구 부문을 60%, 교육여건을 20%, 졸업생 평판도를 10% 반영했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이번 평가로 본교의 순위가 낮아 보일 수는 있지만, 대학의 본질에 충실하려는 교육의 질적 측면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며 “11월 본교가 처음으로 참여하는 QS 세계대학평가에서는 본교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quikson@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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