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화학·07)씨는 3주 전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로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에 접속, 친구에게 ‘급하게  쓸 곳이 있으니 계좌이체로 20만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을 알게 됐다. ㄱ씨의 평소 말투와 다른 점을 이상하게 느낀 친구는 ㄱ씨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고, 그는 즉시 비밀번호를 바꿨다. 그는 “은행을 포함한 모든 사이트에서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너무 놀랐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한 해킹 및 온라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학생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메신저피싱은 타인의 메신저 아이디로 접속한 후 아이디 주인을 사칭하며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범죄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 메신저 피싱 피해 건수는 상반기 한달 평균 신고건수의 3배인 698건으로 집계됐다. 1∼6월 피해액은 16억 9천여만원이다.

아이디나 비밀번호 해킹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ㄴ(철학·07)씨는 7∼8월 동안 세차례 메신저 해킹을 당했다. 처음 네이트온 아이디를 해킹당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신규 아이디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새로 발급받은 아이디도 누군가 해킹해 비밀번호가 달라졌고, 세 번째도 이와 같았다. ㄴ씨는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메신저 해킹을 당해 황당하다”며 “아이디를 새로 발급받으면서 메신저를 통해 안부를 묻던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NETAN)에 따르면 인터넷 관련 범죄 중 ‘해킹·바이러스’와 ‘인터넷 사기’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킹·바이러스 신고 건수는 2006년 1만5천979건에서 2008년에는 1만6천953건으로 증가했다. 인터넷 사기 신고는 2006년 2만6천711건에서 2008년 2만9천290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대학생들은 팀 프로젝트, 친목 등의 목적으로 메신저 프로그램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메신저 관련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신욱(건축·08)씨는 “보이스 피싱처럼 메신저 피싱도 회사·학교 차원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시행해 대학생들이 이 위험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네이트온은 대화 중 금전 관련 문구가 나올 경우나 상대방이 중국 등 해외 피싱 위험 지역에서 접속한 경우에 경고 문구가 게시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사용자가 휴대전화로 일회용 비밀번호를 받아 프로그램에 접속해 지속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인 ‘U-OTP(One Time Password)’를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리니지2 등 다수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비밀번호의 안전성을 미리 확인해 위험한 경우 이를 변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포할 예정이다.

‘네이트 사이버고객센터(helpdesk.nate.com)’는 질문 게시판을 통해 메신저 대화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전화로 상대방을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송금받을 계좌의 예금주명이 다른 경우나 전화통화를 할 수 없다는 경우, ‘계,좌’나 ‘입,금’ 등 평소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쓰는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 메신저 피싱을 당한 경우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지인들에게 알려 피해를 입지 않도록 취소를 당부했다.

메신저 해킹 및 피싱 문제는 중국 등 해외 IP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범인을 검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피해를 입었을 경우 사이버대응센터(netan.go.kr) 또는 각 메신저 신고센터에 신고한 후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해 재신고 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신고를 원하는 학생은 경찰서 사이버수사대 민원실에 비치돼있는 양식을 작성, 대화내용 캡쳐나 입금확인증 등을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피해를 입을 시 사이버대응센터(netan.go.kr) 또는 각 메신저 신고센터에 문의 및 신고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메신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각 웹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가급적 다르게 설정, 관리하며 보안 기능을 최대로 설정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한나 기자 hjnh8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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