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 교직원, 법학대학(법대) 학부생, 로스쿨 학생을 제외한 학생들을 위한 모유수유실(수유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공학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에도 학생을 위한 수유실이 있는데, 대한민국 최대 여자대학인 본교에 수유실이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타대 수유실은 냉장고, 소파 뿐 아니라 유축기, 전자레인지 심지어 모유 수유에 대한 교육, 상담 시설도 갖추고 있다.

본교에 수유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진선미관에 교직원을 위한 수유실이 마련돼 있으며, 법학관 2층에도 수유실이 있다. 그러나 이 법학관 수유실은 로스쿨 학생과 법대생만 이용할 수 있다. 즉 법대 외의 학부생이나 법학전문대학원 외의 대학원생을 위한 수유실이 전혀 마련돼있지 않은 것이다.

수유실 부족은 학부생보다는 기혼자 비율이 높은 대학원 학생들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준다. 심지어 창고에서 유축했다는 대학원생도 있었다.

이대목동병원의 한 교수에 따르면 모유 수유 시 보통 2~5시간마다 유축을 해야 하며, 제때 유축하지 못하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왕래가 용이한 여러 장소에 수유실이 있어야 한다. 유축 시설의 부재는 엄마들로 하여금 강제로 젖을 끊게 만든다. 젖이 나오지 않게 하는 약을 처방받거나, 압박붕대로 가슴을 동여매야 한다.

사실 모유 수유 시설 부족이 본교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 비율은  25.7%(2008년 기준)다. 이는 약 70% 정도의 모유 수유 비율을 보이는 유럽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2일(수) OECD가 발표한 ‘어린이 복지 개선’통계에서도 우리나라 모유 수유 비율은 30개 국가 중 20위에 그쳤다.

한국의 모유수유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출산 여성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하철역, 공원 등 공공시설에서부터 사기업 내에까지 수유실과 아이 놀이방을 확충하고 있다.

낮은 모유 수유 비율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는 때에 본교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어서는 안된다. 이런 문제일수록 여성의 지위 향상과 발전을 위해 설립된 본교가 더욱 앞장서 개선에 힘썼어야 했다.

학생처가 로스쿨 수유실 운영확대 및 추가 설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아쉬운 것은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 좀 더 빨리 수유실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빠른 시일내에 문제가 해결돼 본교에 최고의 시설을 갖춘 수유실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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