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미용, 의상 구입 비용만 몇 십만원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이화인들이 자격증 취득, 공인인증 시험 응시, 전문기술 학원 수강, 외모 가꾸기 등 구직 준비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incruit.com)의 9월 조사 결과 하반기 채용규모는 1만1천36명으로 지난해보다 13.3% 줄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펴낸 ‘2008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40.8%가 비정규직으로 28.8%인 남성 비정규직 비율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구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성 구직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면접 시 겉모습 신경 써야해 부담… 인사 담당자 복장에 따라 호감도 달라

구직자들은 면접을 위한 미용, 의상 구입 으로 적지 않은 돈을 소비해야 한다.

ㄱ(경영·05)씨는 마케팅·영업 직종의 취업을 위해 여러 대기업에 지원했다. 할인기간을 이용했지만 정장 한 벌을 구입하는 데 30만원이 들었다.
권바다(영문·05)씨는 1년 반 전 Mckinsey&company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권씨는 “인턴 면접 의상을 구입하는 데 50만원을 지출했다”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면접 의상을 추가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ㄴ(법학·04)씨는 2일(수)∼3일(목) ECC 다목적홀에서 열린 ‘2009 이화 JOB CONCERT’에 참여했다. 그는 “즉석 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평소 입지 않는 정장을 새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초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 324명을 대상으로 ‘지원자의 면접 복장 호감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74.4%(241명)가 ‘복장 때문에 가점이나 감점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복장 뿐 아니라 미용을 위한 지출도 만만치 않다. ㄴ씨는 회사에서 원하는 단정한 머리 스타일을 위해 약10만원을 지출했다.
방송기자를 지망하는 ㄷ(사회·06)씨는 작년 5월 본교에서 열린 취업 특강 ‘방송인이 되는 길’에 참여했다. 당시 연사였던 YTN기자는 돌출된 치아가 면접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ㄷ씨는 고민 끝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치아교정을 시작했다. 그는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인데다, 지망 직업 특성상 교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치아교정에 440만원을 지출했다.

△취업 사교육비 한 해 평균 252만원… 교육비 상승률은 5.1%, 시험응시료 상승률은 1.8% 

학원비·인터넷 강의료·교재비 등 취업을 위한 사교육비도 구직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인크루트가 대학생 1천2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취업 사교육비’로 한 해 평균 252만원을 쓴다. 한 달 평균 21만원 정도를 취업 사교육비에 지출하는 꼴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교육비 상승률 현황에 따르면, 취업학원비는 5.1%, 시험응시료는 1.8% 상승했다.  

ㄹ(경제·07)씨는 공강 시간을 이용해 공인회계사(CPA)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ㄹ씨는 한 강의를 마치기 위해 약 20만원을 지출해야 했다. ㄹ씨는 “앞으로 고급회계, 재무관리 등 4개의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ㅁ(한국화·05)씨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ㅁ씨는 “1월부터 인터넷 강의를 보기 시작해 11월 1차 시험 전까지 강의를 꾸준히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ㅁ씨가 듣는 강의는 한 강의당 20∼40만원으로, 교재비도 각각 7만원 정도다. 그는 “수업이 임용고시 준비에 큰 도움이 안돼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권바다씨는 공인재무분석사(CFA)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 달 학원비만 50∼6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준비 학원을 다니는 ㅂ(전자정통·06)씨는 한 달 학원비로 5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ㅅ(불문·07)씨는 아나운서 준비를 위해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봄온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녔다. ㅅ씨는 4달 동안 50회 과정의 학원비로 230만원을 지출했다. 그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아카데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투비앤 아카데미 이은숙 부원장에 따르면 방송 실무 기본능력은 학생들이 혼자 터득하기 어렵다. 그는 “방송사는 실무 능력 우선으로 신입 아나운서를 채용한다”며 “이 때문에 학생들이 아카데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원서비·응시료도 적지 않은 돈… 20만원 훌쩍 넘어

일부 전문직에 진출하기 위해 진학해야 하는 대학원의 입학 원서비, 입학 시험 응시료도 대학생에겐 버거운 돈이다.

ㅇ(로스쿨 2학기)씨는 작년 8월에 치렀던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료로 23만원을 지출했다.
로스쿨 입학 원서 비용은 25만원이다. 로스쿨 전형은 가·나군으로 나눠지며, 두 전형에 모두 지원할 경우 약 50만원의 원서 비용이 든다. 본교 로스쿨 1차 선발 서류 심사비는 15만원이고, 2차 면접 심사비는 10만원이다.
본교 로스쿨 관계자는 “로스쿨 지원자는 여러 단계의 심사과정을 거친다”며 “원서 비용이 일반 대학원에 비해 비싼 것은 이런 심사과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EET·DEET)의 응시료는 27만원이며, 본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원서 비용은 25만원이다.
외국계 기업 취직을 생각하고 있는 조은별(불문·06)씨는 취업을 위해 프랑스어 공인인증 시험(DELF)을 준비 중이다.
DELF 접수비는 18만원이다. 조씨는 “한번에 자격증을 취득하리란 보장이 없어 접수비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외국계 기업 지원 시, 원서비 등 지출이 많을 것 같아 돈을 아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진선 간사는 “20대가 취업률이 낮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대학생들은 졸업 후 바로 취직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대생들이 사교육으로 스펙을 쌓고, 외모를 과열되게 가꾸는 것은 사회구조적 문제로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신사임 기자 ssistory@ewhain.net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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