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말해 보라고 하면 ‘발라드’라고 하는 사람이 꼭 있다. 음악에 별 조예가 없어도 ‘그리 빠르지 않으면서 잔잔한 음악’이라는 정도는 다 안다.

이 단어의 어원은 ‘춤추다’라는 뜻의 라틴어 발라레(ballare)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발라레(ballare)는 고대 프로방쓰어로 들어가 발라르(balar)가 되었고, 이 동사에서 고대 프로방쓰어 발라다(ballada), 즉 ‘춤을 위한 시’가 파생하였다. 이 발라다(ballada)는 고대불어 발라더(ballade)를 거쳐 다시 발라드(balade)가 되었고, 영어로 들어가 지금과 같이 발라드(ballad)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발라드는 유럽 민중 속에서 유행한 영웅전설, 연애비화 등의 담시(譚詩)로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된 것이다. 12세기 프랑스 남부지방에 음유시인이 나타났고, 얼마 뒤 영국으로 전승되었으며, 15∼16세기에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크게 유행하였다.

처음에는 춤에 맞추어 부른 시로 보통 3절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절은 다시 7∼8행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 끝 1∼2행은 되풀이하였다. 이처럼 원래는 무도가(舞蹈歌)였으나 14세기에 들어오면서 무도가의 성격은 서서히 사라지고, 주로 역사, 전설, 종교적 소재를 다룬 가벼운 독창곡이 되었다.

16세기에는 주로 이야기 형식의 성악곡으로 발전하였는데, 특히 영국에서는 헨리(Henry) 8세로부터 엘리자베스(Elisabeth) 1세에 이르는 시기에 많은 발라드가 작곡되었다. 19세기에는 보통 3부 형식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소품(小品) 역시 ‘발라드’라 하였다. 특히 쇼팽(F.F. Chopin), 브람스(J. Brahms)의 발라드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한국에서 발라드는 ‘느린 리듬과 서정적인 내용의 대중음악’이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하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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