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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7일(월)은 제10회 ‘사회복지의 날’이다. 본지는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2002년부터 8년째 이어온 간호과학대학 동아리 ‘하나되기’의 ‘사랑의 집’ 봉사활동을 동행 취재했다. 사랑의 집은 정신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사회복지시설이다.

 

간호과학대학 동아리 ‘하나되기’는 2주에 한 번 강북구 수유동의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시설 ‘사랑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사랑의 집은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날 봉사활동은 신은주(간호·09), 원자연(간호·09), 정윤정(간호·09), 홍은민(간호·09), 황도현(간호·09)씨 5명의 부원과 함께했다. 하나되기 부원들은 정신장애인들이 훈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랑의 집 정신장애인들은 낮 시간에 사회복지시설에서 활동에 참여한 뒤 집으로 돌아간다.

8월28일(금) 오후1시30분 기자는 하나되기 부원 5명과 수유동에 있는 사랑의 집으로 향했다. 미아역 7번 출구를 빠져나와 수유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작고 허름한 벽돌 건물인 사랑의 집이 보였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하나되기 부원들은 들어서자마자 정신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춰가며 인사했다. 정신장애인들은 부원들을 모두 기억하진 못하지만 2주에 한 번 찾아오면서 이제는 서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다.

이날 봉사는 ‘햄버거와 감자튀김 만들기’였다. 사회복지사가 진행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자 정신장애인들은 빨리 햄버거를 먹고 싶다며 환호했다. 요리 프로그램은 정신장애인들 사이에선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인숙 사회복지사는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에 오래 있다보면 가스레인지 켜기, 전기밥솥으로 밥하기 등 일상적인 일을 잊어버린다”며 “요리 프로그램 참여로 그들이 사회에서 자립할 때 도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배추, 계란, 치즈를 사야해요. 어디 있어요?” 이 날 사랑의 집 정신장애인들은 하나되기 부원들과 함께 장보기, 요리하기부터 뒷정리까지 햄버거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을 소화했다.

원자연, 홍은민, 정윤정씨와 함께 햄버거 재료를 사러 마트를 찾은 사랑의 집 회원들은 필요한 재료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토마토를 찬찬히 살펴보던 ㄱ씨가 “양배추는 2개 사면 양이 맞을 것 같아요”라며 적극적으로 장보기에 나섰다. “선생님 고기는 언제 사러가요?” 회원들은 하나되기 부원들보다 더 꼼꼼하게 재료를 확인했다.

재료를 사온 뒤 본격적인 요리가 시작됐다. 사랑의 집 회원들은 후라이팬, 칼, 도마 등의 요리 기구를 식탁으로 옮기느라 분주했다. 회원들을 위해 햄버거에 들어갈 양파를 썰던 황도현씨는 “눈이 너무 맵다”며 웃어 보였다. 웃으며 말하는 황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내렸다.

신은주씨는 회원들이 직접 감자를 썰 수 있도록 시범을 보였다. “여러분도 감자를 썰어 봐요.” 신씨의 시범을 본 ㄱ씨가 능숙한 솜씨로 감자를 썰었다. ㄱ씨의 감자 써는 모습을 보자 ㄴ씨와 ㄷ씨도 감자를 썰겠다며 나섰다. 그릇도 회원들이 직접 닦았다. 부원들과 햄버거 만들기에 참여를 잘 하지 못했던 ㄹ씨가 황도현씨와 함께 설거지를 했다. ㄹ씨는 꼼꼼하게 그릇을 닦았다.

일정이 끝난 후 평가의 시간도 마련했다. “딸에게도 햄버거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소감을 이야기하는 하나되기 부원들의 표정에 뿌듯함이 가득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대학생 봉사자지만, 하나되기 부원들은 사랑의 집 회원들에겐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생님이다. 이 사회복지사는 “하나되기의 활동이 정신 장애인들이 사회에 복귀해서 만날 친구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jhk0712@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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