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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접 학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전공이 생기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본교 대학원에서도 여러 학문이 결합된 융합 학과들이 신설·확대된다. 본지는 새롭게 개편되는 대학원의 언어병리학과, 바이오융합과학과, 뇌인지과학과를 찾아 새롭게 변화될 모습을 알아봤다.

△국내 최초 언어병리학과 학부에도 개설

“언어병리학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학문입니다.”

본교는 1994년 10월 국내 최초로 언어병리학 석·박사 협동과정을 개설했다. 언어장애인을 진단·치료하는 언어치료사가 늘어남에 따라 본교는 대학원 과정으로만 운영되던 언어병리학과를 내년 1학기부터 학사 과정으로 확대한다.

김영태 교수(언어병리학과)는 “언어병리학은 언어학, 특수교육학, 심리학, 생리학, 의학 등 다양한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한 응용학문”이라고 말했다.

언어병리학과에서는 그 동안 언어장애인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콘텐츠와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하는 발음 평가 및 훈련 콘텐츠 등을 개발해 왔다. 앞으로도 각종 언어장애 평가도구 개발에 힘 쓸 예정이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전 인구의 5∼10%가 언어문제를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며 “노화로 청력이 나빠지거나 뇌졸중을 겪은 노인들, 또는 영어 교육 열풍으로 한국말 습득이 늦어진 어린이들에게서도 언어문제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U.S. News&Report’에서 선정한 ‘Top 25 careers’에 언어치료사가 포함되는 데서 볼 수 있듯 언어병리학의 미래는 밝다”며 “노인성 언어장애인구가 증가한데다 초등학생의 10% 가량이 언어문제를 갖고 있고, 올해부터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에서 언어치료지원도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1급 언어치료사 자격증은 언어병리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 시험 및 인턴과정을 거치면 취득할 수 있다. 올해 8월 기준, 석사 졸업생 97명 중 61명(63%)이 언어치료사로 취업했으며 12%는 박사과정을 밟거나 유학길에 올랐다. 박사 졸업생 14명 중 10명(71%)이 전임교수로 발령 받았으며 나머지는 초빙교수, 겸임교수다.

김 교수는 “언어병리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열려있다”며 “학사 전공은 중요하지 않으니 학생들이 언어병리학과 진학에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바이오융합과학과

바이오융합과학과는 2008년 12월1일(월)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WCU) 육성사업’에서 ‘전공·학과 개설지원 과제(유형1)’에 본교 바이오 레독스 시스템 융합 연구팀이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개설됐다.

화학, 생명과학, 약학 세 학문이 결합된 바이오융합과학과는 이번 학기부터 개설돼 석·박사 50명이 입학했다.

정낙신 바이오융합과학과장은 “화학 전공과 생명과학 전공이 융합된 학과가 개설된 사례는 빈번히 찾아볼 수 있지만 약학까지 융합된 학과가 개설된 것은 본교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바이오융합과학과는 일본 오사카대 순이치 후쿠즈미 교수(Shunichi Fukuzumi, Material and Life Science), 미국 네브라스카대 바딤 글라디쉐브 교수(Vadim N. Gladyshev, 생화학과), 미국 에모리대 조한중 교수(생물의학과), 미국 UCLA 발렌타인 교수(Joan S.Valentine, 화학·생화학과), 미국 존스 홉킨스대 칼린 교수(Kenneth D. Karlin, 화학과) 등 해외 유수대학의 교수 5명을 전공 교수로 초빙했고, 다음 학기에는 이스라엘의 아이크 교수(Sason S. Ahaik)도 이 연구에 협력할 예정이다.

정 학과장은 “우수한 대학원생에게는 해외 학자의 외국 연구실에서 연수할 기회를 줄 것”이라며 바이오융합과학을 배운 학생은 융합과학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융합과학과의 핵심 프로젝트는 ‘바이오 레독스 시스템 연구’로, 생명과학·화학·약학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산화/환원(레독스:redox)시스템의 통합적 이해와 생체 기능 조절의 핵심적인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의 최종 목표는 신개념의 생체모방시스템 및 혁신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이다.

정 학과장은 “하나의 학문만 전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여러 학문이 합쳐져 어려울 것이라고만 생각지 말고, 열정적으로 미래의 학문에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는 뇌인지과학과

뇌와 마음을 연구하는 뇌인지과학과는 신경생물학, 인지과학 등 생명과학 분야와 화학, 나노과학, 제약, 영상 및 공학 분야가 결합된 거대 융합 분야다.

본교 뇌인지과학과는 올해 10월 처음으로 석사, 박사, 석·박사통합 과정을 포함해 20명 전후의 학생을 모집한다. 현재 김재상 교수(생명과학과), 정준모 교수(생명과학과), 한평림 교수(화학·나노과학과), 손형진 교수(약학과), 김희선 교수(의학과), 박은미 교수(의학과), 이영애 교수(심리학과)가 참여 중이다.

손형진 교수는 “뇌인지과학은 철학과 심리학에서 탐구해온 주제인 ‘나는 누구인가 곧 마음은 무엇인가’에 과학적으로 답하고자 하는 학문”이라며 “뇌와 마음(Mind)의 미지세계를 밝히기 위해 뇌신경계의 신경생물학 및 인지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뇌의 구조 및 기능의 원리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뇌인지과학과의 핵심인 뇌질환기술연구소(Brain Disease Research Institute)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및 신경스트레스 등의 대표적 호발성 뇌질환과 관련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손 교수는 “뇌졸중 등 노인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통해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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