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지는 이번 호에서 교내의 독특한 이름을 지닌 건물들을 찾아 그 유래를 알아봤다.

본교는 1886년 5월 정동의 스크랜튼(Mary Fletcher Scranton) 부인의 자택에서 최초의 여성교육을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정동 6천120평의 대지에 한식 기와집을 신축해 그 터전을 옮겼다. 1935년에는 증가한 학생 수를 수용하기 위해 본교 캠퍼스를 정동에서 신촌으로 이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신촌 캠퍼스에 지어진 6개의 건물은 이화인의 이름을 건물명으로 가지고 있다.

헬렌관 현관(좌), 초대 총장 김활란 선생(우),

매년 봄, 현관 앞뜰에 목련이 만개하는 헬렌관은 김활란 선생의 세례명을 따서 ‘헬렌’관이라 명명됐다. 김활란 선생의 이화봉직 40주년을 기념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본교의 초대 총장인 김활란 선생은 1931년 컬럼비아대에서 한국의 농촌 교육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박사였다. 헬렌관은 1958년 설립 당시 중앙도서관으로 이용되었으나 지금은 간호대학이 사용하고 있다.

대학원관의 또 다른 이름은 ‘케이스홀’이다. 미국 남감리회 여성 선교부 총부 사라 에스터 케이스(Sara Esther Case) 여사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봉헌된 건물이기에 그 이름을 땄다. 1935년 5월 완공되었을 당시 지상 3층 건물이었으나 1948년 4층으로 증축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생활관(좌)과 해리엣 모리스 선생(우).

생활관의 또 다른 이름은 모리스관이다. 1977년 완공된 이 건물은 가사과의 창설자이며 건물증축에 다액을 기부한 해리엣 모리스(Harriet Morris) 선생을 기념해 모리스관이라 명명됐다. 해리엣 모리스 선생은 「실시응용 서양요리제법」과 「서양요리책」을 저술했으며, 방신영 선생의 「조선요리제법」을 영문 책 「Korean Recipes」으로 1945년 미국에서 발간해 한국요리를 서양에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이 밖에 아펜셀러(Alice Rebecca  Appenzeller) 교장의 업적을 기념해 1955년에 세워진 아펜셀러관(약학관A동), 전 사범대학장 김애마 선생의 이화봉직 40주년을 기념하여 1967년 봉헌된 애마홀(교육관A동)도 이처럼 이화인의 이름을 담은 건물이다.

1935년 이후 모든 건물이 이화인의 이름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1935년 완공된 진선미관의 이름은 이화여전 교수이자 시인이었던 김상용 선생이 1930년 채택한 교훈에 따라 각각 ‘진’, ‘선’, ‘미’ 라고 이름 지어졌다. 연이어 지어진 이 건물들은 건축 당시 기숙사로 이용됐다.

‘Long view’ 라는 이국적인 이름은 영학관과 이웃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백색 석조건물인 연구관의 영문이름이다. 이 이름은 완공 당시 멀리 한강까지 시원하게 내다보인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원두막 모양을 한 신세계관 왼쪽의 건물명은 ‘다락방’이다. 현재 다락방은 다락방전도협회가 사용하고 있다. 1964년 착공된 이 건물명은 성경 속에 나오는 다락방에서 따왔다. 설계 당시에는 2층의 평평한 지붕 건물로 계획했으나 다락방의 이미지를 살리고자 현재의 모양으로 변경됐다.

이화역사관 함동주 관장은 “매일 마주치는 건물들이지만 그 건물사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학교생활이 한층 더 풍요로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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