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한 멀티플렉스 극장이 지겨워질 때는 신촌과 홍대 일대의 예술영화전용관을 찾아보자. 본교 ECC 내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 연대 동문 길에 자리 잡은 ‘필름포럼’, 홍대의 ‘시네마 상상마당’이 그들이다. 

△기획전이 강점인 ‘아트하우스 모모’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의 조명이 켜지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는 외부 음식은 물론 팝콘과 콜라도 먹을 수 없다. 영화관은 ‘영화를 보러 오는 곳’이라는 자부심을 고집스레 지켜온 ‘아트하우스 모모(모모)’의 영화관 풍경이다.

모모는 독특한 예술영화 상영은 물론, 매달 열리는 다양한 기획전과 문화 행사로도 유명하다. 모모를 운영하는 ‘영화사 백두대간’의 진명현 과장은 “모모의 콘셉트는 ‘라이프@스타일’로, 영화관이 삶의 예술적인 부분을 충족시키는 곳이 되도록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모의 ‘책 읽어주는 영화관’과 ‘음악 들려주는 영화관’은 대표적인 문화 행사다.

한 달에 한두 번은 모모를 찾는 영화학도 이승환씨는 “영화제와 다양한 기획전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들을 만나는 기회”라고 말했다.

△공부하는 영화관 ‘필름포럼’

신촌 ‘필름포럼’은 학구파 영화 애호가들의 둥지다. 본교 후문 건너편, 학생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들 사이에 영화관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교 후문 맞은편에 위치한 필름포럼은 상영관이 2개(1관 90석, 2관 52석)뿐으로 작은 규모지만 영화관 내부에는 갤러리와 강의실, 북 카페까지 갖춰져 있다. 필름포럼은 올해 초부터 ‘필름포럼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영화 비평, 제작, 영화사, 시나리오 쓰기 등에 관한 강연을 개최해오고 있다.

임재철 대표는 “고전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편이라 관객들에게 영화사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제공하려고 비평 워크숍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평워크숍 2기 수강생인 한상훈씨는 “영화를 보고 그 자리에서 비평문을 쓴 후 첨삭 받은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며 “수업을 통해 영화를 볼 때 집중해서 꼼꼼히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 시네마’

 오후8시 상영영화를 예매한 이찬웅씨는 상영 3시간 전인 오후 5시에 ‘상상마당’에 도착했다. 2,3층 갤러리에서는 무료로 전시회를 감상하고 1층 아트마켓에서는 디자이너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세 번은 시네마 상상마당을 찾는 이씨는 “전시회나 만화책 같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시설 외에도 시네마 상상마당은 일반 영화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단편영화 상영으로 유명하다. 영화 일정을 기획, 담당하는 배주연 프로그래머는 “좋은 영화들을 발굴해 매주 ‘단편상상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상영한다”고 말했다. 상상마당은 비주류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배씨는 “장르영화, 마니아층이 두꺼운 음악 영화, 에니메이션, 특정 아티스트에 관한 영화가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은지 기자 eunggi@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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