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우리궁궐길라잡이 윤채우리(중문·07)씨.
“여러분! 궁궐에는 왜 잔디밭이 많을까요? 잔디밭은 궁궐의 무덤입니다. 경복궁은 원래 9천900칸이었어요. 그런데 일제시대 때 건물들이 많이 파괴돼 잔디밭만 남았네요.”

한 달에 한 번 경복궁을 누비며 경복궁의 역사와 문화를 전파하는 사람. 경복궁에서 ‘우리궁궐길라잡이’활동하는 윤채우리(중문·07)씨를 21일(목) 만났다.

2003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윤씨는 ‘우리궁궐길라잡이’ 활동에 지원했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째 경복궁 길라잡이로 활동 중이다. ‘우리궁궐길라잡이’는 궁궐을 찾는 사람들에게 궁궐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시민자원봉사활동가다.

“‘우리궁궐길라잡이’가 되기 위해서 이론교육기간에 일주일에 2∼3번 현직 교수님들이 강의하는 고궁에 관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망설임 없이 신청했죠.”

‘우리궁궐길라잡이’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궁궐건축, 역사 등 이론교육부터 현장수습까지 9개월이 걸렸다. ‘우리궁궐길라잡이’가 돼서도 고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달에 한 번, 세 시간 가량 100여명 정도의 사람을 데리고 경복궁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온 몸이 녹초가 된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열정적인 길라잡이였다. 2004년 한해 20번 이상 활동해 ‘최다 안내상’을 받았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죠.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면 힘들었던 게 다 사라져요.”

6년간의 길라잡이 생활은 그에게 좋은 인생 공부가 됐다. “일요일에도 시간을 쪼개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과 만나 어울리는 방법을 배워요.”

윤씨는 경복궁 관람객 중 주로 가족들을 대상으로 활동한다.  그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설명을 잘 들어준 사람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 “20년 만에 처음 한국에 오신 분, 제 설명을 듣고 ‘우리궁궐길라잡이’ 9기가 된 아저씨, 궁을 처음 방문한 러시아 동포, 제 설명을 타이핑 해줬던 학생 등 잊을 수 없는 분들이 아주 많아요. 제 활동으로 사람들에게 경복궁의 이미지가 남을 수 있어 책임감을 느끼며 활동해요.”

그의 설명은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는 지루 할 수 있는 내용을 흥미있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궁궐길라잡이’들은 각자 노하우가 있어요. 저는 내용을 줄줄이 나열하기보다 편하게 이해시키려고 하죠.”

그는 요즘도 한 달에 한 두번, 경복궁에서 ‘우리궁궐길라잡이’ 활동을 한다. 2009년 태원전 권역, 권청궁 권역 등 경복궁 후원 주요 전각 3곳이 새로 개방되는 등 경복궁 안에서도 새롭게 설명해야 할 곳이 생겨 지금도 공부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처음 ‘우리궁궐길라잡이’활동을 시작할 때처럼 지금도 동기들과 궁궐관련자료를 공유하거나 중국 궁궐로 답사를 가요. 계속 공부해서 오랫동안 ‘우리궁궐길라잡이’로 남고 싶어요.”
6년간의 열정으로 역사 속 경복궁을 지켜온 윤씨. 경복궁에 가면 그를 찾아보자. 가슴으로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우리궁궐길라잡이’가 그곳에 있다.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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