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배출시간 지키지 않는 상점, 쓰레기 버리는 행인

본교 정문에서 이대역까지 이어진 ‘이화여대거리’가 쓰레기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목) 오후3시, 약 370m의 이 거리에는 쓰레기더미가 5군데 쌓여있었다. 인근 상점에서 배출한 폐기물과 행인들이 버린 쓰레기가 모인 것이다.

서대문구청 조례에 따르면 쓰레기봉투는 일몰 후부터 오후10시까지 지정된 장소에 내놓아야 한다. 쓰레기봉투는 오후10시부터 수거된다. 그러나 일부 상점들이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정문 부근의 한 아이스크림 판매점 앞에는 상호가 찍힌 종이상자가 버려져 있었다. 상점 직원은 “종이상자는 부피를 많이 차지해 사용 후 바로 가게 밖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낮부터 쌓인 쓰레기더미는 쓰레기 수거시간인 오후10시가 되자 그 수가 19군데로 늘었다. 이대역 근처 전봇대와 공중전화박스 주변은 찢어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서 흘러나온 내용물로 악취를 풍겼다. 신촌동주민센터 김형윤 담당자는 “상인들이 쓰레기를 가게 안에 둘 수 없어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쓰레기 배출시간과 수거시간이 달라 생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시간은 오후10시부터 오전3시 사이로, 이전에 내놓은 쓰레기는 수거 전까지 거리에 방치된다. 김씨는 “배출시간 전에 내놓은 쓰레기는 순찰차량, 미화원들을 배치해 중간에 수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촌동 일대는 14명의 미화원들이 오전5시부터 다음날 새벽2시까지 하루 다섯 번, 두 시간씩 거리를 청소한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도 문제다. 인근 업소에서 내놓은 종량제 쓰레기봉투 위에는 행인들이 버린 휴지, 음료가 반쯤 남은 플라스틱 컵 등이 얹혀 있었다.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버린 경우도 있었다. ㄱ(행정·06)씨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먹으면 휴지나 용기를 쓰레기더미 위에 버린다”며 “쓰레기더미가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촌지구대 ㄴ경관은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서는 3만원 또는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적발돼도 ‘왜 나만 잡느냐’는 반응을 보인다”며 “단속 나온 구청직원과 실랑이를 벌여 지구대로 신고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휴지통 주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대역 3번과 4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휴지통은 일회용 우산비닐로 입구가 막혀 있었다. 휴지통 근처에는 찢어진 우산과 쓰레기봉투가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인근 버스정류장 휴지통 역시 휴지, 음료수 캔 등이 주변에 널려있었다. 이대역 3번 출구 앞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ㄷ씨는 “여름이 되면 휴지통 밖에 떨어진 음식물, 쓰레기에서 악취가 난다”며 “학생들에게 쓰레기를 휴지통 안에 제대로  버리라고 말하면 오히려 성을 낸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휴지통이 설치돼도 제대로 버리지 않는 시민들로 인해 쓰레기가 계속 쌓인다”며 “일부 주민은 공공휴지통에 자기 집 쓰레기를 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ㄹ씨는 “아직까지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쓰레기 배출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서대문구 일대의 쓰레기수거를 담당하는 박종훈 직원은 “무단투기 된 쓰레기들은 캔, 종이 등이 한꺼번에 버려져 수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안지은(정외·07)씨는 “오후가 되면 버려진 전단지나 노점상에서 나온 쓰레기 때문에 거리인지 쓰레기장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며 “휴지통이 적은 탓이기도 하지만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는 행인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사진: 이은지 기자 eunggi@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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