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 기부행사 본교 9천500원, 고려대 5천원… 학생들 “홍보 부족했다”

22일(금) 사랑의 나눔존 행사 부스.
창립123주년 대동제 ‘엔조이, 이화피아(Enjoy, Ewhapia)’의 일환으로 열린 ‘사랑의 나눔존’ 행사가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20일(수), 22일(금) 진행된 이 행사에는 기부자 3명이 참가하고 기부액 9천500원이 모였다. 정기후원을 신청한 4명 중 2명은 지역주민이었다. 21일(목) 행사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자선행사 첫날 기부액 9천500원…학생 참여 저조해
총학생회가 주최한 이번 대동제는 ‘공연존’, ‘이화이즘존’, ‘이화월드존’, ‘프리먹거리존’, ‘장터존’, ‘이화웰컴존’, ‘사랑의 나눔존’으로 구역을 나눠 3일간 진행됐다. ‘사랑의 나눔존’은 ‘나눔이 행복이다’를 주제로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연계해 네팔 등 분쟁국가의 어린이들에게 엽서를 보내고 후원금을 기부하는 행사다.

20일(수) 오전10시30분∼오후4시30분 ECC 썬큰가든에서 열린 ‘사랑의 나눔존’ 참가자는 55명이었다. 학생 55명이 엽서를 쓰고 그 중 3명이 후원금을 기부해 9천500원이 모였다. 한 달에 2만원씩 정기후원을 신청한 학생은 1명이었다.

같은 날, 고려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100가지 사랑, 100가지 상상’이라는 제목으로 18일(월)∼22일(금) 대동제를 개최했다. 20일(수)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해 고려대 안암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희망+그리기’는 본교 대동제의 ‘사랑의 나눔존’과 같은 내용의 자선행사다. 이 날 엽서제작에 참여한 학생 수는 40명, 전체 모금액은 5천원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본교 ‘사랑의 나눔존’은 22일(금) 오전11시∼오후4시 정문 앞 부스에서 주제를 ‘착한 도시락 캠페인’으로 바꿔 진행됐다. ‘착한 도시락 캠페인’은 국내 결식아동을 위해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할 정기후원자를 모집하는 행사다. 그러나 이날 정기후원을 신청한 사람은 지역주민 2명과 본교 학생 1명이었다.

차슬기(인문·09)씨는 “사랑의 나눔존 행사가 진행되는지조차 몰랐다”며 “행사가 열리는 장소, 시간 등 최소한의 홍보조차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동제 진행을 맡은 총학생회 장예랑 문화예능국장은 “즐기기만 하는 축제가 아니라 나눔의 정신을 실현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이 행사를 기획했다”며 “기부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미흡하고 장소가 적절치 못해 참여율이 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후원개발팀 김재영 팀장은 “젊은 세대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며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건 특정 대학이 아닌 대학가 전반의 문제”라며 “경기침체 속 어려운 주변을 살펴보는 대학생들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개선과 참여 유도 티켓으로 봉사, 기부 이끌어내
한편 타대는 다양한 자선행사를 개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연세대(신촌캠)는 13일(수)∼14일(목) 열린 ‘무악대동제 블루밍(Blueming)’의 일환으로 오전10시∼오후6시 연세대 신촌캠퍼스 민주광장에서 ‘대동제 이웃 체험 한마당’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연세대 자원봉사센터 산하 학생봉사팀장단이 주최하고 학내 봉사동아리와 가양4종합복지관이 협력해 마련됐다.

행사는 ▲노인 체험 ▲집짓기 체험 ▲공예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그 중 강서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든 빵과 쿠키를 1천원∼2천원에 파는 ‘연세의 빵빵한 나눔 스토리’ 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됐다. 3일 동안 약 200만원이 모금됐고, 이 돈은 전액 독거노인과 새터민 지원에 쓰일 계획이다.
연세대 치과대학 학생회는 지역 주민,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구강 검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대동제기획단 홍석춘 단장은 학생들의 참여 유도 비결로 ‘블루밍 티켓’을 꼽았다. 블루밍 티켓이란 대동제의 각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티켓에 도장을 받아, 이를 전부 모은 학생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홍 단장은 “자선행사에 많은 학생이 참여하도록 티켓에 이웃체험한마당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축제의 중심 행사가 봉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학교도 있다. 한국국제대 총학생회는 19일(화)∼21일(목) ‘제31회 상문대동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의 대부분은 ‘나눔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구성된 봉사 프로그램이다. 19일(화)에는 ‘어려운 학우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총학생회가 유명가수를 부르지 않고 모은 약 300만원의 축제 예산이 장애학우들에게 전달됐다.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김장’ 행사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김치 100포기를 담갔다. 이밖에도 ▲지역노인과 함께하는 경로행사 ▲여성 페스티벌 ▲신춘음악회 등이 열렸다. 21일(목)에는 ▲외국인 유학생 스피드퀴즈 ▲이민자 가정 합동결혼식 등이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국제대 심보경 총학생회장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지성인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내실 있는 축제를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희대(서울캠) 총학생회는 경희봉사단과 협력해 12일(화)∼15일(금) ‘봉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행사는 ▲블라인드 레스토랑(눈을 감고 식사하는 시각 장애인 체험) ▲어르신과 함께하는 골든벨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15일(금) 오후3시 경희대 서울캠퍼스 경영대 오비스홀에서 열린 ‘어르신과 함께하는 골든벨’ 행사에는 지역주민 60명, 자원봉사자 3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경희대 총학생회 집행부 김한정희씨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축제의 연장선상에서 봉사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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