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고, 뛰고, 소리지르고…생기발랄 대동제 속으로
미끄러지고, 뛰고, 소리지르고…생기발랄 대동제 속으로
  • 김아영 기자
  • 승인 2009.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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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수)∼22일(금) 이화가 들썩였다. 정문에 설치된 하늘색 바람개비들이 이화인들을 맞이했던 창립 123주년 대동제 ‘ENJOY EWHAPIA’. 활기찼던 3일을 들여다보자. 이번 대동제에는 콘서트존, 월드존, 장터존과 프리먹거리존&샘플존, 나눔존 등이 설치됐다.

△공연장으로 변신한 교정
20일(수) 정오 학생문화관(학문관) 앞 야외무대(콘서트존)에서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단인 ‘호루라기 연극단’의 공연으로 대동제 개막식이 열렸다.

호루라기 연극단 소속 단원들과 배우 류수영씨.
호루라기 연극단의 단원들은 남색 제복을 입고 절제된 동작으로 춤을 췄다. 관객들의 환호성과 무대 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학내 곳곳에 울려퍼졌다. 무대 앞은 물론, 이화­포스코관으로 올라가는 숲길까지 이화인들이 빼곡히 들어서 무대를 지켜봤다. 호루라기 연극단 소속인 배우 류수영씨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흥분에 사로잡혔다.

배우 조승우씨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고 있다.
마술사 출신 단원은 하얀 새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고난이도의 마술 공연도 선보였다. 류씨와 단원들은 뮤지컬 ‘그리스’의 한 대목을 멋지게 재연했다.
곧이어 배우 조승우씨가 등장하자 객석의 흥은 극에 달했다. 엄청난 환호에 조씨는 환한 미소로 답했다. 그는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열창했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조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선영(교육·08)씨는 “교내에서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공연을 볼 수 있어 신선했다”고 말했다.
대동제 둘째 날인 21일(목)은 비가 내렸지만, 콘서트존의 공연은 계속됐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라온소울, 릴리즈 등 교내 동아리의 공연을 감상했다. 오후6시30분부터는 주형진과 재즈밴드, 마술사 안정한, 그룹가수 아루앤폴의 초청 공연이 이어졌다. 가수 주형진씨는 “비가 오는 데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즐겁게 공연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동제의 마지막 날인 22일(금) 대강당 옆에 이동식 라디오부스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정오∼오후2시 라디오 프로그램 ‘현영의 뮤직파티’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개방송 현장을 지켜봤다. 초청가수 ‘2PM’이 무대에 등장하자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무대 앞으로 몰려들어 환호성을 질렀다. 몇몇 학생들은 신발을 벗고 의자에 올라가 2PM을 지켜보기도 했다.

콘서트존의 마지막 무대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장식했다. 갑자기 내린 비로 공연이 지연돼 몇몇 학생들은 발길을 돌렸지만, 400여명의 학생들은 우산을 쓴 채 20여분을 기다렸다. 오후 6시20분, 드디어 장기하가 등장했다. 빗줄기는 약해졌고 관객석은 점점 뜨거워졌다. 밴드는 ‘달이 차오른다’를 포함해 4곡을 불렀다. 그들은 앵콜곡인 ‘별일 없이 산다’를 끝으로 퇴장했다. 윤자경(컴퓨터정통·07)씨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폐막식을 멋지게 꾸며줘서 기억에 남는 대동제가 됐다”고 말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이화인
정문 앞 잔디광장 ‘월드존’에는 대형 미끄럼틀, 유로번지­트램폴린, 로데오 등이 마련됐다. 이화인들은 모든 놀이기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10m 높이의 대형 미끄럼틀 뒤로 학생 3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학생들은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빠른 속도감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학생들의 표정은 천진난만했다.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탈 수 있는 ‘유로번지­번지트램폴린’도 인기만점이었다. 트램폴린을 탄 학생들은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박재원(역사교육·07)씨는 “공중에서 떨어질 때 느낌이 짜릿했다”며 “기구를 타고나니 가슴이 뻥 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인 22일(금)에는 정신없이 움직이는 황소 위에서 손잡이를 잡고 버티는 놀이기구인 ‘로데오’가 설치됐다. 로데오 위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이화인 주위로 응원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성원에 월드존의 놀이기구를 대동제 마지막날인 22일(금) 오후8시30분까지 연장해 운영했다.

△이화에서 펼쳐진 3일장
학생들의 출출함을 달래주는 장터는 대동제의 묘미다. 학내 곳곳에서 열린 장터 음식들이 이화인들의 미각을 자극했다. 떡꼬치, 전, 소세지, 순대볶음, 칵테일 등 메뉴도 다양했다. 이화인들은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손에 쥐고 공연을 관람하거나 놀이기구를 기다렸다.

공과대학(공대) 학생회가 장터에서 준비한 떡꼬치는 3일 내내 매진이었다. 공대 강민희 대표는 “공대 식당의 실장님이 전수해준 ‘비밀 떡꼬치 소스’ 덕분”이라며 “장터를 진행하며 선후배 사이가 더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금은 공대 학생회비에 보태 유용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행정학과는 이화­포스코관과 ECC를 잇는 길에 장터를 열고 ‘칵테일’을 판매했다. 학생들은 직접 칵테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행정학과 류다혜 공동대표는  “이화인 뿐 아니라 외국인, 고등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터였다”고 말했다.

20일(수) 학내에는 ‘EWHA’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유난히 많았다. 티셔츠를 판매한 곳은 ‘이화 캠퍼스 리더’ 장터였다. 이화 캠퍼스 리더는 매년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한다. 이화 캠퍼스 리더 11기 이현정(국문·08)씨는 “티셔츠를 디자인해 판매하는 것은 이화캠퍼스리더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라며 “제작한 티셔츠가 모두 매진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프리먹거리존&샘플존에서는 비오템, 바닐라코, 농심 후루룩국수, 미스터 도넛 등이 참가해 학생들에게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나눔존은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이 참가해 성금을 모금하고 아동의 권리에 대해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했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폐막 공연이 끝난 후, 학문관 로비에서는 오후7시30분부터 ‘이화피아 클럽파티’가 진행됐다. 학문관 로비는 자욱한 연기, 화려한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였다. 학생들은 음악에 몸을 맡겼다. 힙합동아리 라온소울이 DJ를 맡았다. 학생들은 교내 클럽파티라는 이색적인 행사를 끝으로 3일간의 ‘대동’을 마무리 했다.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김재은 기자 tia214@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