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총장 창립 123주년 기념 축사

신록의 푸르름이 더욱 짙어지는 싱그러운 계절 5월, 오늘은 이화가 123주년 생일을 맞는 뜻깊은 창립기념일입니다. 올해도 이 아름다운 날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올해는 여성의 인간화를 통한 평등과 평화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이화학당을 세우신 스크랜튼 선생님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886년 단 한 명의 학생으로 배움의 등불을 밝히신 스크랜튼 선생님의 사랑과 헌신, 섬김과 나눔의 숭고한 정신은 이화 123년의 역사 속에 굳건히 이어져 한국 여성 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화는 1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여자 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나아가 이화는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교육 역량을 갖춘 세계 굴지의 명문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영역에서 이니셔티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화가 한국 여성 교육의 신세계를 개척해왔듯이, 미래의 여성 교육, 대학 교육을 반석 위에 올려 놓는 것이 지금 이화의 소명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학 사회의 도전과 과제가 넘쳐나는 격변기가 될 것입니다. 국내외 대학들이 새롭게 교육 방향을 정립해가는 전환기에 이화는 창립 정신을 소중히 계승하는 한편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혁신과 실천으로 연구와 교육의 중심에서 미래 사회를 주도하는 세계 지성 공동체의 시대적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화는 첫째, 세계 명문 종합 대학으로서의 특성을 살린 연구 분야의 육성과 창의적 지식을 창출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미 이화는 2008년과 2009년,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 소위 WCU 육성 사업에서 총 9개의 사업단이 선정되어, 올해부터 노벨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크고 넓은 학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화의 학술적 위상도 더욱 높아지고, 다각도의 국제 협력을 통해 세계 학계에서 이화 학파의 바람을 일으키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둘째, 이화는 전문성과 함께 지성, 감성, 덕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전인적인 교육의 이상을 실천해갈 것입니다. 이에 이화의 지성들이 사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신뢰와 포용, 배려와 소통의 리더십을 갖출 수 있도록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높아질수록 낮은 곳을 헤아릴 줄 아는 겸손한 섬김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기본적인 소양 교육과 사회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이화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셋째, 이화는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를 통한 이화의 글로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글로벌 이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적 자긍심과 다문화적 소양을 조화롭게 갖추어 학문적 소통과 융합, 그리고 미래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세계적인 지도자를 키우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화는 21세기 세계 여성 지성 공동체의 허브로 부상하는데 밑받침이 될 해외 거점 캠퍼스 센터를 구축하고, 파주의 교육연구 복합단지에 평화센터를 건립하여 글로벌 캠퍼스, 평화의 캠퍼스로서의 위상을 다지려 합니다.

이화 역사의 도약의 과정에는 역대 지도자 선생님들, 스승님들, 선배님들, 교직원 여러분, 동문님들, 그리고 사회에서 이화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사랑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화의 창립기념일을 맞이하여, 이화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우리 모두가 이화 사랑의 한 마음으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결집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3주갑을 향해 희망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이화가 또 다시 인류의 새로운 화합의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화 가족 모든 분들의 땀 흘리는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23년 간 이화에 주신 하나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은총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화인 모두가 함께 걸어갈 미래를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이 배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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