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줄다리기 사라지고 놀이시설, 샘플존 인기

123주년 대동제 ‘ENJOY EWHAPIA’는 뮤지컬 배우와 가수를 초청하고, 교내에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많았다. 이화인의 참여도가 높았던 점도 눈에 띈다. 본보는 올해 대동제와 작년 대동제의 차이점을 짚어봤다.

△홍보에 힘쓴 ‘2009 이화대동제’
올해 총학생회(총학)는 이화인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총학은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곳곳에 붙였고, 정문부터 축제 부스를 설치해 축제 분위기를 냈다. 또 20일(수) 오전부터 이화인들에게 팜플렛을 배부하며 축제를 알렸다. 총학 장예랑 문화국장은 “저조했던 이화인의 축제 참여도를 개선하려 노력했다”며 “정문에 부스를 설치한 것과 아침마다 팜플렛을 배부 한 것은 홍보를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총학은 이화인들이 원하는 행사에 골라 참여할 수 있도록 ‘이화월드존(Ewha World Zone)’, ‘콘서트존(Concert Zone)’, ‘장터존’ 등으로 장소를 나눠 행사들을 동시에 진행했다.  축제 첫날인 20일(수) 오후4시경, 이화월드존에 설치된 대형 미끄럼틀과 유로번지-번지트램플린에는 50여명의 이화인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같은 시간 학생문화관 앞 ‘콘서트존’에서 열린 중앙동아리 하닷사의 공연에는 40여명의 이화인들이 모여 환호했다.

20일(수) 12시경 콘서트존에서 뮤지컬 배우 조승우씨와 경찰청 호루라기 연극단의 공연을 관람한 허수영(조소·05)씨는 “축제에 대한 정보가 잘 전달돼, 축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며 “축제 분위기도 잘 살렸다”고 말했다.

△영산줄다리기, 이화인 한솥밥 먹기 사라지고 연예인 초빙해
이번 대동제에서는 ‘영산줄다리기’ 행사가 사라져 아쉬움을 낳기도 했다. 영산줄다리기는 1983년 이화민속제 당시 축제준비위원회의 주최로 시작돼, 작년까지 25년 내내 본교 대동제 폐막식을 장식했다. 1995년 이후 작년까지 영산줄다리기를 유지한 대학은 본교가 유일하다.
또한, 작년 대동제는 ‘이화인 한솥밥 먹기’,‘도전! 이화벨’, ‘해방 톱텐’ 같은 이벤트와 동아리 공연 위주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공연과 놀이기구가 주를 이뤘다.

이에 학생투쟁위원회가 구성한 ‘대동제 실천단 반격’은 축제 마지막 날 오후7시~오후8시까지 20여명의 학생들과 스포츠스트립에서 줄다리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동제 실천단 반격’의 정나위 조직국장은 “영산줄다리기는 대동제의 하이라이트였고, 줄 만들기부터 당기기까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다”며 “이번 축제에 이화인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어져 줄다리기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총학은 영산줄다리기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설문조사한 결과 참여도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장예랑 문화국장은 “이화인의 축제 참여율을 높이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대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축제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던 영산줄다리기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정주 전 총학생회장에 따르면 영산줄다리기에는 500여만원의 비용이 든다. 작년 영산줄다리기 행사에는 무형문화재인 영산줄다리기 명예보유자 김종곤 선생의 참여로 지원금이 지급돼 300여만원이 들었다.
영산줄다리기의 자리를 대신 채운 것은 콘서트존에서 열린 다양한 초청 공연과 이화월드존의 놀이기구들이다.

콘서트존 공연에는 동아리뿐 아니라 배우 조승우, 째즈 싱어송라이터 주형진, 마술사 안정한,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등 연예인들이 초빙됐다. 장예랑 문화국장은 “조승우씨뿐 아니라 재즈공연자, 마술공연자도 모두 총학의 지인을 통해 초빙한 것”이라며 “소액의 섭외비용으로 공연에 참여한 ‘장기하와얼굴들’을 제외하면 섭외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랑의 나눔존, 라디오 공개방송 등 이색적인 행사 열려
‘사랑의 나눔존’은 기존 대동제에서는 볼 수 없던 코너다. 사랑의 나눔존은 아동구호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연계해  이화인들이 빈민국 아동들을 위해 기부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샘플존’에서 이화인들이 화장품 샘플 을 받기 위해 줄 서 기다리는 모습도 올해 새로 볼 수 있던 풍경이다. 샘플존은 총학이 기존에 진행해온 샘플존과는 별개로, 비오템, 바닐라코, 농심 등 다양한 기업들이 섭외됐다.

장예랑 문화국장은 기업들의 후원을 많이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샘플존 참여 기업들로부터 샘플 외의 후원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축제 마지막 날인 22일(금) 오전12시 학생문화관 앞에서 진행된 MBC 라디오 공개방송에는 가수 2PM과 박정현씨가 초청돼 1천여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장예랑 문화국장은 “MBC 측에서 먼저 공연을 제안해왔다”며 “더 많은 이화인이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quikson@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