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반질반질한 도자기 컵 위에 알록달록한 ‘EWHA’ 문구가 새겨진다. ‘EWHA’를 새기는 학생들의 피부색은 제각각이지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한결같다.

본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교환학생 25명이 8일(금) ‘제23회 이천 도자기 축제’에 다녀왔다. 이번 축제 방문은 국제교류처가 한국문화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으로 학생들은 세계현대도자전을 관람하고 세라믹 핸드페인팅을 체험했다.

 “It’s very beautiful(매우 아름다워요).”, “interesting(흥미로워요)!” 세계현대도자전 ‘불의 모험(Adventures of the Fire)’을 관람하는 학생들의 입에서 연방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세계현대도자전은 현대 도예가들이 불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을 선보인 전시회다. 중국 펑웨이나(Peng Wei Na)의 ‘부러진 날개를 가진 천사’ 작품 앞에서 학생들이 멈춰 섰다. “distinct(독특해요)!” 하얀 도자기로 만든 사람 머리 형상에는 시든 붉은 꽃이 오른쪽 귀 위를 장식하고 있다. 학생들은 전시회 관람 후 팸플릿을 꼼꼼히 읽거나 도자기 컵을 사는 등 도자기에 대한 호기심을 보였다.

 ‘불의 모험’ 관람을 끝낸 학생들은 토야 흙 놀이 공원으로 이동했다. 푸른 녹음이 우거진 흙 놀이 공원 한 쪽에 자리한 흙 체험장에 들어가자 물레와 도자기 컵들이 즐비했다. 학생들은 흙 체험장을 배경 삼아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체험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도자기 컵에 그림을 그렸다. “컵 안쪽에 색칠해도 돼요?”, “선생님이 만든 컵의 나뭇잎은 어떻게 그리신 거예요?” 홍콩 교환학생 청 팟 이유(Chung Fat Yiu)씨는 체험 중간 중간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중국 교환학생 시아오팅 리(Xiaoting Li)씨는 싱그러운 초록색 나뭇잎을 컵에 그린 뒤 한국에 대한 마음을 한글로 적었다. ‘한국의 모든 게 좋다. 너무 좋다.’

컵에는 아름다운 하늘색 꽃, 태양, 흙빛 산, 커다란 하트가 그려졌다. 학생들은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적거나 ‘행복하세요’, ‘코리아, 서울’이라는 문구를 새기며 한국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문구는 ‘EWHA’였다. 대부분의 학생 컵에는 형형색색의 ‘EWHA’가 새겨졌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컵을 다 완성한 학생들에게 “재밌어요?”라고 묻자 한 학생이 큰 소리로 말했다. “재밌어요!” 학생들은 어느새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진 듯했다.

이번 체험학습에 참여한 중국 교환학생 아이링 진(Ailing Jin)씨는 “난생처음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봐서 좋다”며 “컵에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온 교뉼(Gonul Dere, 국제·07)씨는 “이천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정말 좋은 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국제교류처 김민경 직원은 “참여자들이 재밌어하니까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며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해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yungayoung@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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