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너그러운 모습에 언제나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좌절할 때 교수님의 격려의 말 하나로 일어섰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의 은혜를 언제나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값비싼 물건보다 소박해도 애정담긴 제자의 선물이 더 소중해
“상자 속에 들어있는 수십장 쪽지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제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곽삼근 교수(교육학 전공)는 2005년 스승의 날 받았던 빨간 리본이 달린 상자를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그 상자 안에는 학생들이 느꼈던 곽 교수의 인상, 곽 교수가 학생들에게 해주었던 뜻 깊었던 말, 감사를 전하는 색색의 쪽지가 들어있었다.

“저에게 그 선물은 가장 아름다운 정성의 선물로 기억되고 있죠.”
2008년 스승의 날, 06학번 제자들이 노용 교수(교육학 전공)에게 선물한 사진첩은 어떤 선물보다 값진 보물이다. 제자들의 깜짝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첩엔 학생들이 입학하던 당시 제 모습부터 스승의 날 만찬 행사에서의 제 모습까지 담겨있었어요. 2008년 스승의 날은 더없이 행복한 날이었죠.”

이처럼 몇몇 교수들은 소박하지만 애정이 담긴 선물에 감동 받기도 한다. 오억수 교수(화학 전공)는 갓 취직한 졸업생이 첫 월급으로 사준 양말을 잊지 못한다.
“원래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속옷을 주는 게 관습이지요. 교수에게는 속옷을 주는 것이 어색해 양말을 대신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오 교수는 선물을 통해 학생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007년 스승의 날, 도현심 교수(심리학 전공)의 자그마한 연구실 앞에 대학원생들이 살금살금 모이기 시작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자와 선물 그림이 도 교수 연구실 문 옆 벽에 붙여졌고, 학생들은 조심스럽게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도 교수는 정성이 담긴 글씨에 감동했다.
“스승의 날을 조용히 보내고 싶어하는 편이었지만 대학원생들이 저를 위해 준비했던 그 날만큼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해요.”

△시련 속에서 받았던 격려 잊지 않고 찾아와…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김규한 교수(과학교육 전공)는 최희정(과교·85년 졸)씨의 전화를 기다린다.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했던 최씨는 그에게 누구보다 애틋한 제자다. 최씨는 재학 시절 건강문제로 휴학을 자주 해 졸업이 매우 어려웠다.
“힘들어하는 희정이에게 격려와 지도를 많이 해줬어요. 다행히 이화 이름을 달고 사회로 나가게 되고, 졸업 후 건강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었죠.”
이제 학부모가 된 최씨는 스승의 날마다 김 교수에게 전화해 어엿한 이화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장시간 들려주곤 한다.  “해마다 걸려오는 전화를 기다리게 되네요.”

김혜숙 교수(철학 전공)에게는 재학 시절 아버지를 여의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제자가 있었다.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했던 학생은 졸업 후 김 교수에게 스승의 날마다 편지를 부쳤다. 이 뿐 아니다. 제자들 중 몇몇은 연구실 문틈에 쪽지를 끼워놓거나 아이와 함께 찾아 오기도 했다.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위안이 된 곳이 학교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학생들의 학창시절 기억 한 쪽에 제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전하경 기자 jhk0712@ewhain.net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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