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화에 앞서 투명성 확보하고 대학의 책임과 의무 다해야
자율화에 앞서 투명성 확보하고 대학의 책임과 의무 다해야
  • 이대학보
  • 승인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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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는 11개 대학 편집장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현 정부의 미래 성장 동력 및 대학 정책을 설명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가 대학 자율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대학에 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는 부족해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적립 기금 투자 관리 지침서’에 따르면 사립대는 적립금 운영과 관련한 전체적인 내용을 대학정보 공시사이트에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이 적립금 운영에 대한 내용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는 규정하고 있지 않는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적립금 투자 내용을 공개하도록 각 대학에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력은 없다.

또한 사립학교법에 따라 예결산서가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되지만, 그 내용만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 본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예결산서로는 장학금 전체 액수만 알 수 있을 뿐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은 얼마인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실습비가 어떻게 책정되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재무처는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사립대는 대학 자율화를 주장하기에 앞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의 연장선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낸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결산서를 만들어 공개하는 것이 옳다.
사립대 등록금 의존도는 평균적으로 50%가 넘는다. ‘교육은 공공재’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사립대가 등록금 사용 내용을 ‘제대로’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는 예결산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대학평의원회를 둬야 한다. 현재 157개 사립대학(4년제) 중 143곳에 대학평의원회가 있다.
본교는 2007년 1월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지만, 2년4개월이 넘도록 구성원 간 논의조차 없다. 대학평의원회를 제대로 정착시켜 모범을 보여줘야 할 주요 사립대인 본교,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가 지금까지 대학평의원회 구성을 하지 않는 것은 반성할 일이다.

이배용 총장은 4월27일(월) 여성 최초로 15대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대교협이 국가경쟁력의 미래를 선도하고 자율과 책임을 다하는 기구로 인식되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이 선진적인 학내 여론수렴 제도를 정착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이 총장이 대학교육협의회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